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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그룹 캐시카우 ‘두산밥캣’ 로보틱스 이전 배경은?

Numbers_ 2024. 7. 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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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그룹 캐시카우 ‘두산밥캣’ 로보틱스 이전 배경은?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한다. 시장에선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요 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을 떼어내는 시점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거론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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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두산타워 전경 /사진 제공=두산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한다. 시장에선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요 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을 떼어내는 시점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거론되는 주요 이슈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원전 수주, 두산로보틱스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편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이 꼽힌다.

두산그룹은 이달 11일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46.06%(4617만6250주)를 보유한 두산밥캣의 투자사업법인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시킨다고 공시했다. 흡수인적분할 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지분을 공개 매수해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두산그룹 포트폴리오 중 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부문의 매출 비중은 51%에 달한다. 또 매년 700억~80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두산에너빌리티에 지급하고 있다. 

시장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알짜 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기는 이유와 시점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특히 2023년 기준 두산밥캣의 매출은 9조7589억원으로 두산로보틱스 530억원 대비 184배나 많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산그룹이 대외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 △스마트머신(두산로보틱스) △반도체 및 첨단소재(두산테스나)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하기 위함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 제공=두산


체코 원전 발표 앞 지금이 적기…수혜는 ㈜두산이?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17일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4기 수주전 결과를 앞두고 있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은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1.2GW(기가와트) 이하의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 규모는 최소 30조원대로 추정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이번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주가 상승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고 있는 팀코리아가 기술과 예산 측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현 시점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변동성이 크며 대형 호재를 앞둔 폭풍전야의 상황인 셈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입장에선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크게 변동하기 전에 합병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높아지면 두산로보틱스는 불리하게 지분가치를 산정해야한다.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두산이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68.1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배구조 재편 이후 지분율이 희석되면서 42.3%로 줄어들게되지만 두산로보틱스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는 두산밥캣에 대한 지배력은 13.8%에서 42%로 늘어날 전망이다. 즉 그룹 최대 캐시카우 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얻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두산로보틱스 기업가체 제고…MSCI 편입 기대감

 

또 다른 이슈는 두산로보틱스의 MSCI 편입이 있다. 다음달 13일(한국시간) MSCI 정기 리뷰에서 한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LS일렉트릭, 두산로보틱스, 삼천당제약, 삼양식품, LIG넥스원, LS, 현대로템 등이 꼽힌다.

MSCI 편입 기준은 시가총액 5조8950억원, 유동 시가총액 1조9650억원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배구조 개편 발표 전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5조원대 안팎이었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 발표(12일) 이후 6조원 초중반대로 진입했다. 

MSCI 지수는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지수다. MSCI에 포함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져 주가 상승 호재로 여겨진다. 당장 8월 MSCI 편입이 아니더라도 10월 정기 변경에서 두산로보틱스가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 높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밥캣의 상장폐지가 승인될 경우 두산밥캣이 MSCI 지수에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지분을 인수하는 두산로보틱스를 편입하는 수시변경이 발표될 것”이라며 “해당 리밸런싱일은 10월 31일로 예상하며 늦어도 10월 중순에 잠정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패시브적 묘수까지 감안된 느낌마저 든다”며 “시기상 8월 MSCI 정기변경의 심사기준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두산로보틱스 등의 주가 오버슈팅이 출회된다면 가능성이 낮았던 MSCI 편입도 합병 이슈 전에 달성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