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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수소 원팀'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가 얻는 것

Numbers_ 2024. 7. 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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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리밸런싱]'수소 원팀'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가 얻는 것

사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 재무제표에서 두산밥캣이 제외된다. 두산퓨얼셀만 종속기업으로 남지만 실적 규모가 사실상 사업부 수준이어서 연결 효과를 기대하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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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두산퓨얼셀


사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 재무제표에서 두산밥캣이 제외된다. 두산퓨얼셀만 종속기업으로 남지만 실적 규모가 사실상 사업부 수준이어서 연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체 매출에서 두산퓨얼셀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안팎에 그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퓨얼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으로는 지분가치를 활용한 재무융통성이 꼽힌다.

 

수소 밸류체인 '원팀'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지분관계를 없애는 것이다. 현재 두산밥캣의 최대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46.11%)다. 오는 11월 모든 절차가 끝나면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가 된다. 두산밥캣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면서 얻은 혜택을 모두 잃는 셈이다. 두산밥캣에서 받아온 배당금이 대표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종속기업으로는 두산퓨얼셀만 남는다. 3대 핵심 부문 가운데 '클린에너지' 분야에서 공통점이 많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이 원팀을 이루게 됐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무탄소 관련 사업으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은 수소 밸류체인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은 창원 액화수소플랜트는 연간 약 1800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로 향후 수소버스가 도입되면 액화수소를 보급할 예정이다. 또 제주에서 풍력을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국책과제에 참여해 상업운전에 들어갔으며 400MW급 초대형 수소전소터빈도 개발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은 일찌감치 수소 경제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14년 미국 클리어엣지 파워 사업을 3240만 달러(약 450억원)에 인수해 퓨얼셀BG로 편입했으며 2020년 분할 직후 두산에너빌리티로 넘겼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생산단을 담당한다면 두산퓨얼셀은 수소를 활용하는 쪽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두산퓨얼셀의 주요 수익원은 수소연료전지 중에서도 발전용으로 쓰이는 인산형연료전지(PAFC)다.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차세대 연료전지로 불리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도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또 선박에 쓰이는 SOFC가 셀스택 환경테스트를 통과해 연내 시제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사업을 목적으로 자회사를 설립해 연내 저상 수소버스도 출시한다. 

수소연료전지 사업이 미래 먹거리임은 분명하나 아직은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투자비가 더 많다. 특히 연료전지 시장은 수소경제 로드맵, 2050탄소중립추진전략, 수소경제법 등 정책과 관련이 깊은 만큼 정부의 육성 의지도 중요하다. 청정수소 입찰 시장이 열리면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이르면 2025년부터 수주실적이 매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두산퓨얼셀 2025년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한 7262억원이며, 연료전지(5881억원)가 외형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전체 매출에서 두산퓨얼셀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5%다. 영업이익 기여도는 0.1% 수준으로 미미하다. 이번 개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중간 지주회사에서 사업회사 형태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종속기업의 연결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 발표한 설비투자액은 총 2776억원이며, 1558억원이 소요되는 SOFC 생산설비는 투자기간이 2025년까지다. 투자를 잘 마치는 것에 우선순위를 뒀기 때문에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두산퓨얼셀 실적. 자료 제공=두산퓨얼셀


지분가치 지렛대 조달


차입 활동이 활발한 두산그룹은 주로 자회사 주식을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두산퓨얼셀은 201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시세가 오를 때 담보로서 활용도가 높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주식을 기반으로 원화 8300억원, 외화 3억달러 등을 차입했다. 외화 차입을 포함한 총 72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이 두산밥캣과 함께 두산로보틱스로 이전된다. 차입금 잔액은 3000억원 내외로 추산되며 담보자산은 두산퓨얼셀 주식으로 변경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박정원 회장 등에게서 두산퓨얼셀 보통주 1276만3557주를 수증했으며 이듬해 현물출자와 시간외매매로 두산퓨얼셀 보통주 1001만6672주와 우선주 203만9091주를 취득했다.

다만 기존 두산밥캣 주식보다 활용도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보유한 두산퓨얼셀 주식가치는 보통주 기준 약 4700억원 수준이다. 2조2000억원인 두산밥캣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주식담보 대출은 보유주식 가치의 70%까지 가능하다. 이를 감안하면 현 시세에서 두산퓨얼셀 주식으로 빌릴 수 있는 자금은 최대 3300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