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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동아에스티 지휘봉을 잡은 정재훈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상반기 수익성이 급감한데다 부채와 차입금 급증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는 R&D 성과가 빨리 나와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R&D 비용·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 악화
1971년생인 정 대표는 성균관대에서 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제약 운영기획팀장을 거쳐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정도경영실장과 대표이사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시절 제약업계 최초로 2023 MSCI ESG평가 AA등급을 획득하는 등 그룹 정도경영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실적 향상과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규 사업 추진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민영 전 동아에스티 대표와 자리를 맞바꾸면서 지난 1일부터 동아에스티를 이끌고 있다.
정 대표가 부임한 동아에스티의 현재 상황은 좋지 못하다. 영업 환경 악화와 연구비 판관비 등 비용 급증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 2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수익성 부진의 원인으로 R&D 비용 증가가 지목됐다. 동아에스티의 6월 말까지 R&D 투자비용은 5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3% 늘어났다. 같은 기간 판관비 역시 977억원으로 44억원가량 증가했다.
사업 부문 실적 성장이 주춤한 것 또한 수익 부진에 한몫했다. 영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부문별 주력 제품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문의약품(ETC) 사업 부문에서는 비중이 가장 큰 인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한 548억원을 기록하며 부문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영업환경 악화로 스티렌, 오로디핀, 주블리아 등 일부 처방약 품목 매출이 감소했다.
해외사업 부문 역시 주력 상품인 캔박카스(캄보디아)가 상반기 41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374억원) 대비 11% 성장했으나 나머지 제품은 대부분 감소했다.
균열가는 재무건전성...2014년 이후 첫 부채비율 100% 넘어
그간 동아에스티의 강점이었던 재무건전성에 균열이 가고 있는 점도 정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동아에스티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550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7165억원으로 30.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84.4%에서 올해 3월 말 92.7%로 상승하더니, 6월 말에는 106.6%를 기록했다. 동아에스티가 별도 기준으로 부채비율 100%를 넘은 것은 지난 2014년(121.4%) 이후 10년 만이다.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불어난 차입금도 문제다. 지난 2월 동아에스티는 4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해 총 8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4월에도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년도 채 안 돼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한 셈이다.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면서 차입금이 급증했다. 동아에스티의 차입금 규모는 6월 말 기준 5695억원으로 지난해 말(3894억원) 대비 약 18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비율도 58.7%에서 84.7%로 상승했다.
R&D에 화력 집중...실적으로 나타날까
동아에스티가 자금 조달에 나선 이유는 R&D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회사채로 확보한 자금 전액을 R&D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현재 동아에스티의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및 2형 당뇨 치료제 'DA-1241'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비만 치료제 'DA-1726'은 글로벌 1상의 파트1, 파트2가 진행되고 있다.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은 지난 5월 국내 임상 3상이 종료됐다. DA-8010은 방광 선택성이 높아 기존 항무스카린제 대비 부작용이 적고 우수한 효능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항암제 'DA-4505'와 치매치료제 'DA-7503'은 국내 임상 1상 진행 중이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 기업 앱티스 인수를 통해 차세대 모달리티 신약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위암, 췌장암을 겨냥한 ADC 후보물질 'AT-211'을 개발 중으로, 올해 말 국내 임상 1상 계획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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