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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10여명' LS이링크, 기업가치 1조 IPO 도전장

Numbers_ 2024. 8. 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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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10여명' LS이링크, 기업가치 1조 IPO 도전장

LS그룹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회사인 LS이링크가 이달 코스닥 상장을 노크한다. 개인 승용차 대상 충전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은 다수 있지만 LS이링크는 전기버스 등 상용차를 주요 고객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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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을 참관하며 전기차 충전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LS

 
LS그룹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회사인 LS이링크가 이달 코스닥 상장을 노크한다. 개인 승용차 대상 충전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은 다수 있지만 LS이링크는 전기버스 등 상용차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홀로 뚫은 결과 흑자 턴어라운드 속도도 가장 빨랐다. 연내 기업공개(IPO)가 성사된다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회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가 된다. 종업원 수 10여명의 이 회사는 과연 1조원의 기업가치를 받아낼 수 있을까. 

 

틈새 B2B 시장 침투 


전기차시장 침투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가장 먼저 공들인 부분은 배터리와 소재 산업 생태계를 구축이다. 그렇다 보니 충전 인프라 구축은 상대적으로 뒷짐을 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충전 시설이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력 인프라에 특화된 LS그룹은 충전 인프라 생태계가 미완에 그친 점을 오히려 기회로 봤다. 

LS 산하에는 충전기 제조는 물론 설치·유지보수 등에 특화된 자회사들이 여럿 있다. LS일렉트릭, LS전선 등이 대표적이다. E1은 B2C용 EV 충전소 300여 곳을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쌓았다. 충전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가치 사슬이 완성됐지만 딱 하나 없는 게 B2B용 충전소였다. 그래서 LS와 E1가 각각 60억원씩 공동 출자해 2022년 LS이링크를 설립했다. 

작년 말 기준 LS이링크의 종업원 수는 18명으로 중소기업 수준의 인력 구성이지만 수익성은 여느 대기업 못지 않다. 작년 연간 매출 277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를 달성했다. 모회사 LS가 집계한 재무제표를 보면 1분기 매출 102억원, 순이익 7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국내서 가장 많은 EV 충전소를 보유한 채비의 경우 작년 188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LS이링크와 비슷한 시기 출범한 SK일렉링크도 작년 145억원 손실을 냈다. GS에너지, 지엔텔, KT 3자 연합으로 주주가 구성된 GS차지비, 롯데정보통신이 대주주인 EVSIS 역시 수익성이 외형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LS이링크가 홀로 남는 장사를 한 것은 고객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전기차를 소지한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반면 LS이링크의 목표 시장은 물류, 운수 등 B2B 사업자다. 

E1의 B2C 영역과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으로 유일한 B2B 충전소인 게 장점이다. 특히 LS이링크는 전기 버스에 충전 인프라를 제공한다. 운수사업법 상 버스의 교체 주기는 9년이다. 노후 버스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EV 전환율이 높아지고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30% 이상이 목표이며 장기 공급계약으로 확보할 버스는 올해 5000대, 27년 1만3000대다"고 설명했다. 

LS이링크의 수익 인식 방식은 운수사업자와 파트너십이다. 전기차 1대가 충전 요금을 지급하면 운수사업자와 LS이링크가 나눠 갖는 구조다. 개인 승용차량의 연간 충전량이 4MWh라면, 버스 등은 연간 90MWh다. 초급속으로 다량의 충전량이 주입되고 정해진 차고지에서 충전을 하다 보니 수요가 예측 가능하다. LS 관계자는 "장기 공급계약에 따라 매출이 인식되기 때문에 정해진 수요가 있어 안정적이다"며 "국내에 이런 수익 모델을 구축한 전기차 충전 사업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비교기업 선정 오리무중…해외 경쟁사 주가 하락 관건


LS이링크는 이르면 이달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통상 심사 기간이 45거래일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10~11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예비심사청구는 상장 첫 단추다. LS이링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를 돌입했다. 희망 가치는 약 1조원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산정시 상대가치 평가방법을 주로 활용한다. 동일 업종 내 재무와 사업 등이 유사한 기업 몇곳을 뽑아 비교하는 기법이다. LS이링크의 강점인 B2B 사업도 변수다. 완벽하게 사업 모델이 같은 기업이 없다는 얘기다. 비교기업을 산정할 때 어려움을 겪을 먹을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관사단에서도 국내 기업 중 딱 떨어지는 유사 기업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들이 대부분 가치 산출이 어려운 비상장 기업이란 점도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해외 기업을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해외 전기차 충전 사업자로 차지 포인트, EV 고, 블링크 차징 등이 있다. 차지 포인트는 뉴욕 거래소, EV 고와 블링크 차징은 나스닥에 각각 상장됐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1억9000만 달러(2600억원)~10억6000만달러(1조4500억원)다. 

또한 국내외 주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회사들은 대부분 손익 구조가 마이너스다. 이런 경우 가치 산정시 해당 기업의 주가가 SPS(주당매출액)의 몇 배인가지 보여주는 PSR(주가매출액비율) 지표를 참고한다. 2017년 게임회사 넷마블이 평가 모형으로 PRS와 PBR을 사용했다. 최근 상장한 기업 중에선 그리드위즈가 PSR 평가방식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LS이링크 역시 PSR를 활용할 가능성 높다. 

PER, PBR, EV/EBITDA 등은 순이익을 기반으로 하지만 PSR 매출액을 중점적으로 보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유리한 지표다. 비교기업의 평균 PRS에 IPO 대상 기업의 매출액을 곱한값이 시총이 된다. 

다만 이 방법을 택할 경우 해외 경쟁사들의 주가가 1년 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블링크 차징과 차지포인트의 PSR는 1.4배, EV고는 6.6배로 3개사 평균 PRS는 3.1배에 그쳤다. 

결국 시장과 적극 소통해 기업가치를 설득해야 한다. 지난달 주관사단과 LS 관계자가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논 딜 로드쇼(NDR)를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장 절차를 밟기 전 미리 외국인 투자자를 포섭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LS 측은 "GIC와 골드만삭스 포함 홍콩과 싱가포르의 대표 17개 기관을 만났으며 독특한 비즈니스 구조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들이 오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