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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올해 반기 유형자산 투자를 전년동기 대비 4배 가까이 늘렸다. 철강 업계는 최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현대제철도 그간 꾸준히 부채와 유동성을 관리해왔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 투자와 해외 거점 투자의 고삐를 죄고 있다.
27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 반기 연결기준 유형자산 취득에 9760억원을 썼다. 이는 전년동기의 2688억원버디 263.1% 증가한 액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주요 설비투자에 1조2947억원을 지출했다. 올해는 이보다 57.6% 증가한 2조409억원의 설비투자 계획을 세웠다. 주요 설비투자 항목으로는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 및 국내 종속법인 경상투자 △건식소화설비(CDQ) 신설, 코크스로 탈황탈질설비, 전기로 고로 복합 프로세스 등이 있다.
최근 철강 업계는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는 데다 한국과의 교역 비중도 높다. 중국 건설‧부동산지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도 올 2분기 건설시황 둔화와 저가 수입재 유입이 지속되면서 판매량이 제한적으로 증가했다. 또 판매가는 하락한 반면 영업비용은 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 2022년 1조6165억원이던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2023년 7983억원으로 50.6% 감소했다. 올 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5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0.8% 줄었다.
불황 기간에 현대제철은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택했다. 현대제철의 부채비율은 2022년 92.4%에서 2023년 80.6%로 감소했으며 올 반기에는 이보다 2%p 하락한 78.6%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22년 162.5%에서 2023년 149.7%로 12.8%p 줄었지만 올 반기에는 158.3%로 소폭 개선됐다. 이 기간 현대제철은 차입보다 상환을 늘리면서 부채를 관리했다. 현대제철의 현금흐름을 보면 2022년 차입총계(리스 제외)는 4조7435억원, 차입금 상환 총계는 5조97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차입총계는 6조6229억원이며 상환총계는 8조5723억원이다. 두 해 모두 차입보다 상환이 많은 구조다.
다만 올해는 이 같은 기조에 소폭 변화가 생겼다. 현대제철의 반기 차입은 5조8352억원, 같은 기간 상환총계는 5조4780억원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확대와 철강업황 악화로 운전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차입총계는 10조194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3%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설비투자는 해외 SSC와 친환경, 탈탄소 설비 신설 등에 집중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중립과 친환경 투자는 철강사들의 공통 과제”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탄소중립과 생산체제 전환, 친환경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인도 등 해외 SSC법인에 대한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오는 9월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자동차 전용 강판가공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당초 내년 1분기로 예정됐으나 계획을 앞당겼다. 이 공장에는 약 1301억원이 투입돼 슬리터 1기와 블랭킹 2기 등의 설비가 들어서며 연간 생산능력은 1기당 슬리터 12만t, 블랭킹 800만장이다. 또 인도 푸네에 2025년 3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신규 SSC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고성장하는 인도의 서북부에 신규 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가전 부품사에 대한 현지 판매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HMI(Hyundai Motor India) 푸네 공장용 차체 소재 수급도 관리한다. 투자비용은 3200만달러(약 426억원)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황 부진으로 이익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도 전략투자를 통한 기술경쟁력 확보 및 재무건전성 개선을 실현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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