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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상반기 외형·수익성 강화에도 다소 둔화된 현금흐름을 보였다. 써야하는 돈은 빠져나가지만 받을 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향후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사업 역량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66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7580억원과 비교해 9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433억원과 당기순이익 23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은 순유출을 보였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둔화된 이유로는 계약자산 증가가 꼽힌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내역을 살펴보면 계약자산 항목에서 1조5259억원 규모의 유출이 발생했다. 계약자산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미리 제공하고 이후에 대가를 받는 권리를 말한다. 지불을 해야 하는 계약부채와 반대로 차후에 받는 돈이다. 계약자산이 줄어들수록 현금 유입이 회계항목에 반영된다.
계약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은 판매와 대금 회수 사이에 약 3년의 시차가 발생하는 조선업 특성과 관련이 깊다. 선박대금은 일반적으로 계약금 20%, 중도금으로 10%씩 3회,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박을 인도한 뒤 나머지 50%를 수령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으로 주고받는다.
한화오션과 고객사가 대금지급 계약시 첫해에 총 매출의 20%만 지급하기로 했다면 실제 첫해에 30%만큼 일을 해도 매출은 20%만 계상하고 10%는 계약자산으로 잡힌다. 일종의 미수금인 셈이다. 장기간에 걸친 수주공사 특성상 계약자산은 고객사가 발주한 배의 인수를 거부할 경우 공사 종료기간 연장 등에 의해 발생한다. 향후 받을 돈인 계약자산이 늘어났다는 건 재무적으로는 부담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다만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재무 건전성 확보에 공을 들이며 부담을 줄였다. 특히 보유 현금을 활용해 부채 감소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단기차입금의 상환 190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 212억원 △리스부채의 상환 184억원 △신종자본증권 이자지급 116억원 등의 집행 내역을 살펴볼 수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484.9%에서 1년이 지난 올 상반기 말에 274.1%로 개선됐다.
한화오션은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하반기 사업안전성을 한층 제고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 250억7000만달러(약 6조7800억원) 상당의 선박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을 불과 6개월 만에 뛰어넘는 성적이다.
아울러 중장기 성장을 위해 지난해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4971억원의 투자에 한층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방산사업 확장을 위한 생산거점 확보 등 타법인증권 취득에 7200억원 △함정건조·친환경 연료 등 시설운영에 5700억원 △차세대 함정·스마트야드 등 신기술 개발에 2071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지난해 조달한 자금 상당부분이 올해 안에 집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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