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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국내 철강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의 재무 상태가 다소 악화됐다. 다만 포스코는 철강업계의 공고한 지위로 탄탄한 재무체력을 갖춘 기업이다. 올해 처음 포스코홀딩스를 대상으로 중간배당을 도입하고 당분간 추가 회사채 발행 없이 자체 보유 현금으로 부채를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포스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기준 자금시재는 6조8930억원이다. 최근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7조5770억원 △2023년 7조110억원 등 감소 추세다.
자금시재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매증권, 유동성유가증권, 유동성만기채무증권 등을 말한다. 쉽게 말해 포스코가 단기간에 끌어올 수 있는 현금성자산들이다.
포스코의 자금시재가 줄어드는 기간 동안 장단기차입금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포스코홀딩스의 지주사체제 전환 이후인 2022년 포스코의 장단기차입금은 7조759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 8조4770억원으로 증가하더니 올해 2분기에는 9조442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1.4% 증가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포스코는 별도기준 마이너스(-) 순차입금 기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순차입금이 2022년 1830억원, 2023년 1조4660억원 각각 증가한 뒤 올 상반기에는 2조549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3.9% 증가했다.이에 따른 순부채 비율은 △2022년 1% △2023년 4% △올 반기 8%로 올랐다.
최근 철강업계는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는 데다 지리적으로 한국과의 교역 비중도 높다. 중국 건설‧부동산 지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또 국내 내수 시장 또한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포스코의 재무지표가 다소 악화되긴 했지만 당장 재무 상태가 불안한 수준은 아니다. 포스코는 철강업계에서 확고한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로 보유 현금도 넉넉하다. 순부채비율도 8%에 불과하며 AA+ 신용등급을 고려할 때 당장 차입을 늘리기도 어렵지 않다.
다만 최근 포스코그룹의 투자 전략과 재원 마련이 이자천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포스코의 어깨가 무겁다. 포스코는 포스코그룹의 주요 현금창출원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포스코로부터 받은 결산배당 금액은 5898억원이다. 이달 20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포스코홀딩스에 중간배당으로 2982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계열사 배당금으로 그룹 신사업 투자를 지원한다. 포스코→포스코홀딩스→이차전지(포스코퓨처엠 등)로 현금흐름이 이동하는 구조다.
포스코 관계자는 “2022년 지주사 전환 이후 기말배당만 있었는데 올해 중간 배당을 처음 도입했다”며 “비상장사는 중간배당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데 특별한 경영 환경 변화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자체 설비 투자에도 많은 자금이 투입이 예정돼 있다. 반기 기준 포스코가 진행중인 주요 설비투자 사업을 살펴보면 앞으로 3조8638억원의 추가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가 1조9758억원에 달한다.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기존 재무체력을 바탕으로 당분간 업황 회복까지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과거 연간 수조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그러나 올해 1월 글로벌(ESG)본드 6674억원을 제외하고는 아직 회사채 시장을 두드리지 않았다.
포스코는 내달 13일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또 10월 16일 1900억원, 2000억원 회사채 만기도 예정돼 있다. 포스코는 해당 회사채를 전액 보유 현금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추가 회사채 발행 계획은 앞으로 시장 상황을 보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적으로는 2분기 재고자산을 줄이면서 운전자본 부담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의 2분기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8조93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3%, 전분기 대비 7.7% 감소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2023년 4.66회에서 2024년 반기 4.98회로 증가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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