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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지만 의결권 無…'4.7조' 넥슨 지주사 지분, 원매자 찾기 난항 예상

Numbers 2023. 12. 6. 08:37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 (사진=NXC)


정부가 게임사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NXC)의 지분 29.3%(85만2000주)에 대한 공개매각을 실시하는 가운데 매각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인데, 4조7149억원의 대형 매물인 데다 비상장사인 NXC의 2대주주가 될 수 있음에도 의결권이 없다는 점이 크다. 여기에 NXC는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가족에게 있는 경영권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국 텐센트나 지난 6월 넥슨 일본 법인 지분을 10.23%로 확대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이 예상 원매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분이 물납되기 전까지 NXC의 주주는 김정주 창업자 가족으로만 구성됐었다.  


NXC 지분 29.3%, 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가족의 상속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 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NXC의 지분 29.3%에 대한 공개매각이 진행된다.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2023년도 제2차 국세물납증권 매각 예정가격 결정'에 따른 '48개의 국세물납증권 공개매각 목록' 중 엔엑스씨(NXC) 부분. (사진=기획재정부 자료 화면 갈무리)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2023년도 제2차 국세물납증권 매각 예정가격 결정'에 따른 것으로, NXC 지분은 48개의 국세물납증권 공개매각 목록에 포함됐다. 국세물납증권은 상속세를 현금 대신 증권으로 납부받아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증권을 말한다. 

해당 지분은 지난해 2월 별세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가족이 상속세 대신 물납(납무)한 주식이다. 김 창업자 사망 이후 유가족의 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상속세 재원 마련 여부에 관심이 쏠렸는데, 유가족은 보유한 주식을 정부에 물납하는 방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NXC 지분 85만2190주를 보유하며 2대주주가 됐다. 

캠코가 매각하는 NXC 지분 가격 4조7149억원은 지난 6월 국세청이 지분 가치와 신고 금액의 적정성을 검토해 결정한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공개 매각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세외 수입으로 국고에 귀속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4조7149억원에 달하는 지분 통매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지분을 나누는 쪼개기 매각을 진행할 경우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입찰은 18~19일 진행되며, 첫 번째 입찰에서 낙찰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25~26일 두 번째 입찰이 진행된다. 
 

5조 육박에도 의결권 없어…큰 관심 대비 떨어지는 매력?

NXC 지분 원매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매물의 통매각이 우선되고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사진=넥슨)


공개 매각에 성공한 입찰자는 NXC 2대주주에 오르게 되지만 NXC는 비상장사인 데다 경영권이 없다. 의결권 또한 없다. NXC 관계자는 <블로터>에 "현재 정부는 이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입찰자가 2대주주가 되더라도) 의결권은 없다"고 전했다. 사실상 배당금을 받는다는 것 외에는 주주로서 가질 수 있는 매력도 없는 셈이다. 

NXC 측은 또 NXC의 경영권 또한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5일 기준 NXC의 최대주주는 김 창업자의 부인 유정현 NXC 감사다. 유 씨는 현재 NXC 지분 34.0%(98만8890주)를 보유하고 있다. 3대주주인 김 창업자의 두 자녀는 각각 17.49%(50만8821주)를 보유하고 있다. 세 명이 보유하고 있는 NXC의 지분이 총 68.98%로, 경영권은 유가족이 갖고 있다. 

유가족 외 NXC 지분 1.72%를 보유하고 있는 와이즈키즈 역시 김 전 창업자의 두 자녀가 각각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로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적다. 

NXC 관계자는 <블로터>에 "지난 5월 NXC 최대주주의 경영권은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냈던 입장은 지금도 유효하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넥슨이 물납 주식을 재매입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블로터>에 "해당 지분 공개 매각 전망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넥슨의 재매입설 관련해서는 "넥슨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가 금지돼 있다"고 덧붙였다.  


中 텐센트·넥슨 日법인 주주 PIF, 해외 입찰자 거론

 

다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중국 텐센트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NXC 지분에 관심을 보이는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최근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텐센트 산하 금융사 에이스빌은 최근 위메이드가 매각한 시프트업 보유 지분 4.3%(208만6080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 개발사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텐센트는 또 넥슨의 대표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퍼블리싱을 맡고 있기도 하다.

특히 2019년 김 창업자가 넥슨 매각을 시도했던 당시, 국내 대형 게임사인 넥슨이 중국자본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만큼 넥슨은 중국 자본이 탐내하는 게임사이기도 하다.

해외 국부펀드의 입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도쿄 증시 상장사인 넥슨 일본 법인의 보유 지분율을 9.22%에서 지난 6월 10.23%로 확대했다. PIF 또한 국내 게임사에 대한 관심이 큰 곳이다. PIF는 엔씨소프트의 지분 9.3%(203만2411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보유 지분 11.9%(262만8000주)에 이은 2대주주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넥슨과 NXC와 마찬가지로 캠코 입장에서도 대형 매물인 만큼 부담이 큰 것"이라며 "또 경영권에는 변동이 없을 예정이기 때문에 넥슨 측에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블로터>에 전했다.  

안신혜 기자 doubletap@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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