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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앉히돼 상장을 유지하겠다는 중재안이 발표된 직후 오랜만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사자세'를 보였다. 두산밥캣의 상장폐지 위험이 사라지면서 투심이 다시 꿈틀대댔다. 중장기적으로 다시 돌아온 외국인들을 붙잡아두기 위해선 무너진 신뢰 회복이 관건으로 꼽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이 지배구조 개편 '플랜B'를 발표한 이후인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232억원 규모의 두산밥캣 주식을 순매수했다. 플랜B는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간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안 철회를 말한다.
2일 외국인은 두산밥캣 주식 5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이런 기조는 5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이는 7월 11일 두산로보틱스와 합병이 발표된 직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산밥캣 주식을 매도하며 이탈 조짐을 보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7월 11일부터 8월 5일까지 18거래일 연속 외국인은 두산밥캣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2369억원에 달했다. 두산밥캣의 전체 투자자 가운데 40% 이상을 외국인이 차지했다. 해외서 상당한 지지를 받는 기업이기 때문에 투심의 변화는 주가에 충격을 줬다.
두산이 플랜B를 세우지 않았다면 두산밥캣은 상장폐지될 개연성이 높았다. 이를 두고 일부 외국계 사모펀드(PE)는 이사회 결정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두산이 계획을 수정하면서 외국인들도 두산밥캣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35.5%에서 36.1%로 소폭 상승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을 인적분할한 후 두산로보틱스가 이를 합병하는 방식의 개편은 진행되나 두산밥캣 입장에서는 일단 이후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매도세가 진정됐다고 해서 외국인 투자자가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 부담으로 미국 내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감소하는 등 북미 시장 지표가 심상치 않은 점도 투심에 부정적인 요소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두산밥캣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25% 감소한 1조456억원이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확인된 직후 북미 쪽 구매 이연 문제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계 한 기관투자가는 "금감원의 제동으로 두산이 사면초가에 빠진 것 같다"면서도 "향후 성실한 주주환원책, M&A 전략, 멕시코 공장 완공 등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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