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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의 지원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넘겨왔다. 최대 조력자인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가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들이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더는 기대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부회장)는 이처럼 지원군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특명을 받고 있다. 그를 대표로 선임한 배경에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지속 성장’이 있다. 박 대표는 2조8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샬롯’ 펀드로 PF 우발채무를 차환하며 체질 개선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
박현철 대표, ‘건설 홀로서기’ 재무개선 몰두
박 대표는 계열사의 도움이 어려운 상황에서 홀로 서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에서 20년 가까이 쌓아온 재무능력을 발휘했다. 취임 이후 금융부담이 큰 부채 털기에 집중했다. 연간 5000억원 이상씩 채무를 갚아 부채총계는 PF 위기 때인 지난 2022년 말 6조9537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2157억원, 올 상반기 말 5조4589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64%에서 235%, 205% 등으로 완화됐다.
박 대표는 부채를 털어내면서 PF 우발채무 리스크에 대응했다. 지난해 PF 비상경영으로 신규 수주를 줄이며 분양대금으로 PF 대출을 갚았고, 수주 사업장의 브리지론은 본PF로 전환했다. 그는 경영위원회에서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경기 시흥시 은행2지구 공동주택 개발사업과 부천시 상동 홈플러스 등 브리지론 사업장 안건을 중점적으로 다뤘으며 본PF 전환을 이끌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70건 이상의 PF 사업장 안건을 살핀 것으로 확인된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브리지론은 상반기 말(6월) 기준 1조3495억원까지 감소했으며 이후 올 7월 경기 의정부시 ‘롯데캐슬 나리벡시티’와 9월 부산 해운대 ‘센텀 르엘’ 등 대형 사업장이 본PF로 전환하며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921억원으로 PF 우발채무에 대응할 여력을 갖췄다.
박 대표의 재무개선에 힘입어 조직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됐다. 지난달 롯데케미칼의 보증 없이 1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도전했고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지만 추가 청약으로 물량을 전부 소화했다.
박현철의 지속성장 해답 ‘인공지능·포트폴리오 구조 개선’
박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지속성장 과제도 안고 있다. 주택사업 위주의 건설사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가율 증가로 수익성이 감소했으며 롯데건설도 예외가 아니다.
박 대표가 제시한 불황의 돌파구는 인공지능(AI) 신기술 발굴과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이다. 그는 올해 1월 시무식에서 “건설 AI 신기술 발굴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을 통한 새로운 미래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박 대표의 지휘로 AI를 뛰어넘은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나섰다. AGI는 주어진 조건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는 AI보다 능동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박 대표의 지시와 맞물려 올해 초 AGI 개발 전담조직인 ‘AGI 태크스포스팀(TFT)’이 꾸려졌다. 이는 연구개발(R&D)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 등 30여명으로 구성됐다. 롯데건설의 AGI는 업무 자동화와 스마트 기술 확보에 방점을 두고 개발된다.
박 대표가 제시한 또 다른 불황의 돌파구인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박 대표가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기 전인 2022년 매출(5조9443억원) 비중을 보면 주택이 56.5%(3조3588억원)로 절반 이상이며 해외 9.6%(5709억원), 플랜트 12.2%(7228억원), 토목 6.8%(4091억원), 건축 13.8%%(8254억원) 등이다.
지난해는 주택 비중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해외 사업과 플랜트 매출이 늘었다. 2023년 매출(6조8111억원) 비중은 주택 47.5%%(3조2343억원), 해외 18%(1조2275억원), 플랜트 15.2%(1조331억원), 토목 6.7%(4587억원), 건축 11.6%(7931억원) 등으로 개선됐다.
박 대표 취임 이후 매출 외형이 성장했으며 흑자 기조도 유지되고 있다. 2022년 연간 매출 5조944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조8110억원으로 15% 증대됐다. 올 2분기는 매출 2조1058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은 713억원,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다. 2분기 준수한 실적에도 순손실 284억원을 낸 것은 중국 사업 철수 과정에서 삼양글로리프로퍼티즈의 손상차손 1052억원을 반영한 결과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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