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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그룹 '관례 타파'…GIB 해법은

Numbers_ 2024. 9. 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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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그룹 '관례 타파'…GIB 해법은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신한금융그룹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예년보다 빠르게 가동되면서 신한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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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그래픽=임초롱 기자


신한금융그룹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예년보다 빠르게 가동되면서 신한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자리 보전 속에 추진 사업의 가속을 붙일 전망이다. 작년 말 신한금융 자경위가 CEO 연임 시 '2+1년'을 부여하던 관례를 깨고 김 대표에게 2년 추가 임기를 부여하면서다. 김 대표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장이던 시절부터 신한증권을 이끌어왔다.

진 회장은 지난해 자경위에서도 '전쟁 중 수장을 바꾸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전 계열사 CEO 연임을 추천했는데, 이 중 김 대표가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당시 신한금융 측도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여하던 관례를 깨고 단기적 성과 추구를 지양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김 대표의 2년 추가 임기 부여에 대해 설명했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연말까지다. 2022년 초 그룹&글로벌 투자은행(GIB) 총괄 각자 대표로 신한증권에 합류한 그는 당시 이영창 각자 대표와 함께 투톱 체제를 유지하다 이 대표 임기 만료로 이듬해부터 홀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순혈주의 깬 IB 전문가 투입…사업비중도 '쑥'


1965년생인 김 대표는 대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금융투자 업계에 발을 들였다. 대우증권에서는 기업금융부장·주식인수부장을 지낸 뒤 메리츠증권으로 옮겨 IB사업본부장, 유진투자증권 기업금융파트장을 거쳤다. 이후 다시 대우증권으로 돌아와 기업금융본부장·IB사업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고,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한 이후에도 IB총괄 사장 및 본사영업총괄 등을 지낸 IB 전문가다.

김 대표는 조용병 전 회장 시절 지주 내부 출신 CEO 발굴 및 육성하던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에서 영입된 만큼 신한증권의 IB사업 확대가 주요 과제였다. 첫 번째 임기가 끝나고 지난해 연임을 추천받았을 당시에도 신한금융 자경위는 "신한증권의 부채자본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 IB 분야에서 성과를 큰 폭으로 개선시켰다"며 "이와 동시에 리테일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으며 신한증권의 위상 회복과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한증권의 사업부문별 영업순수익 현황을 보면 김 대표가 수장에 오르기 직전인 2021년에는 IB부문이 2336억원이었으나, 2022년 3250억원으로 39.1%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3094억원으로 2022년보다 꺾였지만,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증권의 IB부문 시장점유율은 2021년 3.7%에서 2022년 5.4%, 지난해 10.6%로 뛰었다. 금리인상과 국내외 부동산 업황 저하 등으로 인해 증권 업계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가운데 거둔 성과다.

올해 상반기 누적 IB부문 영업순수익은 15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었다. 이 중 기업공개(IPO)·회사채 발행 주관 등에 따른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전년 대비 59% 증가한 445억원이었다.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에이피알(APR) 상장 주관에 이어 콘텐트리중앙 회사채 발행 업무를 단독 수행한 효과다. 김 대표 취임 전 15%에 불과했던 영업순수익 내 IB부문 비중도 20~30%로 커졌다.

윤소정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그룹과의 연계 영업을 바탕으로 신한증권의 IB부문 시장점유율은 2021년 이후 개선됐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10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업황 부진과 대체투자 손실 등으로 108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던 데 비하면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거둬들인 셈이다. 2022년에는 3696억원, 2021년에는 313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적자전환한 GIB사업, 자산건전성 악화도 과제


이처럼 신한증권은 전통 IB부문에서 크게 성장했지만, 이를 포함한 GIB사업 부문은 돌연 적자전환했다. 김 대표가 신한증권에 영입될 당시 GIB 총괄 각자대표를 거쳐 지금의 경영총괄 단독대표 자리에 올랐기에 GIB사업 적자전환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GIB는 2017년 도입된 신한금융그룹만의 독특한 IB 매트릭스다. 신한은행과 신한증권 등 그룹 내 계열사의 IB조직을 결합한 형태다. 신한증권 내 조직이면서 동시에 그룹 내 은행과 IB역량을 집결해 운영한다. 

신한증권 GIB 1그룹은 부동산·프로젝트 금융과 자문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2그룹은 ECM과 DCM 영역에서 전통 IB 업무를 수행한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한 주 수익원으로 커왔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신한증권의 GIB사업은 32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665억원을 거두며 실적의 50%가량을 차지했던 것과 대조된다. 1분기에만 해외 인수금융 자산 관련 대손부담이 약 705억원 크게 발생하면서 이익 규모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상반기 누적 충당금적립액은 104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62억원보다 189.5% 폭증했다.

이는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를 낳는다.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9.3%에서 2022년 7.9%, 지난해 11%, 올해 상반기 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요주의이하여신이 2021년 4628억원에서 지난해 5797억원까지 치솟은 뒤 4844억원으로 내려왔는데, 같은 기간 자본성증권 발행 등으로 방어한 결과다. 업계 평균치는 2021년 1.4%, 2022년 2.6%, 2023년 6.7% 등으로 신한증권이 월등히 높다. 국내외 부동산 업황이 비우호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기초자산 부실 가능성이 상승하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올해 신한증권의 GIB사업 강화를 위해 우선 DCM과 ECM 업계 '톱3 지위 공고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DCM의 경우 발행 상위 20개 대기업 그룹을 중심으로 C레벨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전략적으로 진행한다. ECM은 고객 니즈와 고객별 거래 케이스 분석을 강화한다. 특히 IPO 영역에서는 에이치이엠파마와 쓰리에이로직스 등 하반기 파이프라인도 확보했다. 글로벌사업의 경우 베트남은 '디지털을 활용한 브로커리지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인도네시아는 IB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회사 중장기 성장에 있어 핵심 사업인 IB와 글로벌 영역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한다. 현지 법인에 대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IB는 미 매각자산 관리 제도 정비를 통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내부통제체계도 제도·인프라를 개선해 선제적인 금융사고 예방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신한금융 자경위는 지난해 말 감독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반영하기 위해 자회사 경영승계 절차를 예년보다 3개월 빠르게 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롱리스트)을 이미 선정하고, 향후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심의를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