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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전선이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이자율 0%의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냈다. 인공지능(AI) 산업 구축에 따른 전력설비 시장의 성장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원전선도 콜옵션(매도청구권)을 조건에서 제외하며 지배력 방어 수단을 포기했다.
대원전선은 최근 100억원 규모의 26회차 CB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쿠폰금리(표면이자율)와 만기이자율을 모두 0%로 책정하며 이자부담을 덜었다. 전환가액은 2911원,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343만5245주(지분율 4.29%) 규모다. 전환청구 기간은 내년 9월 11일부터 2029년 8월11일까지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은 2026년 9월11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이번에 발행한 CB 물량은 한국앤컴퍼니 자회사인 '엠더블유앤컴퍼니'를 비롯해 메자닌 전문 투자사 '시너지IB투자', '산은캐피탈'과 '한국투자증권'이 나눠 소화했다. 이자율 0% 조건은 최근 AI 시장 형성에 필요한 전력망 산업의 수요 증가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전선업체는 북미 시장의 전력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호실적을 보였다.
대원전선도 올해 들어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국내 사업장을 기준으로 생산능력 2900억원, 생산실적 23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덕분에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7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23억원으로 7.8%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9%에서 2.5%로 0.6%p 올랐다.
대원전선 올해 주가는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다. 13일 종가는 281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143.3% 상승한 수치다. 다만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기존에 발행했던 CB의 파생상품 평가손실 34억원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은 54.4% 감소했다.
대원전선은 CB를 발행해 확보한 1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주요 제품인 전력선 제조에 필요한 구리선재(CU-RDO) 구매 대금에 쓴다. 상반기 CU-ROD 가격은 1㎏당 1만2385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6% 올랐다.
대원전선은 CB 발행에서 콜옵션 조건을 제외했다. 콜옵션은 일정 규모의 CB에 대해 매도를 요구할 수 있는 발행회사의 권리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투자자가 전환 청구를 진행할 때 지배력 방어 차원에서 설정한다. 다만 최대주주는 갑도물산은 앞서 4~5월에 걸쳐 블록딜 방식으로 보유 주식을 잇따라 매각했다. 이에 지분율은 지난해 말 28.04%에서 상반기 말 21.21%로 6개월만에 6.83%p 하락했다.
한편 대원전선은 CB 발행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영업활동 성과를 기반으로 부채를 줄이는데 성공했고, 자본총계는 9.5% 늘렸다. 이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68.5%에서 상반기 말 134.1%로 내렸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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