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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OK금융그룹 등을 우군으로 확보하며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OK금융그룹은 출자자(LP)로서 인수자금 대부분을 지원했지만 운용사(GP)가 KCGI인 만큼 자금 회수 전까지 펀드 운용과 경영에 관여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다만 벌써부터 시장은 한양증권 경영권 향방 결말에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2204억원에 한양증권 지분 29.6%(보통주 376만6973주)를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KCGI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인수 자금을 마련한 가운데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 등 금융사가 펀드에 지분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OK금융그룹이 인수대금의 절반 수준인 1200억원 안팎을 지원해 사실상의 앵커 LP와 SI 역할을 했다.
OK금융그룹 자체적으로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불투명한 만큼 KCGI의 펀드 출자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한양증권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OK금융그룹은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대부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지적받으며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OK금융그룹은 계열사 대부자산을 처분했지만 아직까지 동생이 소유한 대부업체가 존재한다. 최 회장의 동생은 에이치앤에이치파이낸셜대부와 옐로우캐피탈대부를 소유한 채권 추심 업체 비콜렉트대부의 최대주주(100%)다. 최 회장은 동생이 소유한 대부업체 간 지분 관계가 없지만 공정거래법상 동생이 소유한 3곳의 회사가 OK금융과 동일기업집단에 속한다.
또한 과거 OK금융그룹은 대부자산 처분 과정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최 회장의 사익편취 의혹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기도 했다. 최 회장이 재일교포라는 점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1963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최 회장은 재일교포 3세다. 은행과 달리 증권업 등의 제2금융권은 외국계 자본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통과되고 있지만 당국의 입장에서 외국 주주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이어 추후 경영권 향방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OK금융그룹과 KCGI 모두 증권사 인수 의지가 큰 만큼 경영권 합의가 조정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KCGI가 GP로서 향후 수년간 한양증권의 경영을 진두지휘할 수 있지만 추후 엑시트 시점에 경영권을 둘러싸고 잡음이 흘러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15년 전인 2009년부터 제도권에 들어오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제도권에 들어오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가 증권회사 인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강성부 KCGI 대표도 오랫동안 증권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며 “이번 딜은 양사의 상황 및 이해관계가 맞아 손을 잡게 됐지만 결국 ‘동상이몽’이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OK금융그룹과 KCGI는 이와 관련해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KCGI 관계자는 “비밀 유지 준수 의무에 따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두 회사 간의 조약이 어떻게 조정될지, 추후 경영권 향방이 어디로 갈지가 최대 관건이다”며 “결국 끝에 가면 한쪽이 경영권을 양보해야 하는데 합의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투자자(SI)로서 인수 대금을 지원했지만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사례가 존재한다”며 “KCGI가 한양증권을 통해 충분한 투자수익을 내지 못하면 엑시트를 이유로 경영권을 붙들고 있을 수 있는 만큼 OK금융그룹이 이를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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