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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에서 상대적으로 대중에 크게 노출되지 않은 채 경영을 펼치기로 유명하다. 여기에는 보수적 경영 기조가 기반에 놓여있다. 그룹의 초대 총수인 허창수 GS 명예회장과 동생 허태수 GS 회장은 모두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언론 노출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GS그룹의 지배구조도 특유의 가족경영 체제로 강한 결속력을 구축했다. 다른 대기업 집단과 비교해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업공개(IPO)도 소극적이어서 그룹 내 상장사 비율이 낮았다. 이에 GS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공개한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도 다른 대기업 집단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높은 지배력, ‘가족경영’ 원천
공정위가 공개한 대기업 집단 관련 자료에 따르면 GS그룹 특유의 가족경영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지배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내부지분율 현황에서 올해 총수일가 지분율은 무려 8.87%를 기록했다. 삼성(총수일가 내부지분율 1.04%)이나 SK그룹(0.40%), 현대자동차그룹(3.43%) 등 다른 대기업 집단의 총수일가 지분율이 대부분 3%대 이하에서 형성된 점을 살펴보면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동일인(총수)과 친족을 모두 합산해 도출한다. 현재 허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공정위는 지주사의 최대주주인 허 명예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인식했다. 허 명예회장의 내부지분율은 지난해보다 0.21%p 내린 0.98%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친족 지분율은 0.2%p 오른 7.89%를 기록했다.
이 같은 특징은 지주회사인 ㈜GS의 지배구조에서도 잘 나타난다. GS그룹은 다수의 오너일가가 소수의 지분을 나눠 보유한 가족경영 체계를 갖췄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주요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허 명예회장(지분율 4.75%)을 포함한 53명의 특수관계인과 5개의 재단 및 계열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53.2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GS그룹 지배구조의 폐쇄적 특성은 기업공개 현황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공정위는 기업집단별 기업공개 현황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GS그룹 소속의 99개 계열사 가운데 기업공개를 진행한 기업은 7개에 불과했다. 비율로는 7.1% 수준이다. 대기업 집단 10위까지 GS그룹보다 기업공개 계열사가 적은 곳은 농협이 유일하다. 자본금을 기준으로 공개비율을 살펴보면 25.8%에 그쳤다.
기업공개는 소수의 주주로 구성된 폐쇄적 기업이 법적 절차를 밟아 주식을 대중에게 분산하고 재무 내용도 공개하는 행위다. 기업은 외부 투자자에게 공개적으로 주식을 팔아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기업공개와 상장을 진행할 경우 규정에 따라 재무 등 속사정을 공개해야 하고 각종 규제와 절차를 준수해야 하기에 기존 오너들 입장에서 달갑지만은 않은 전략이다. GS그룹은 기업공개를 최소화함으로써 외부 투자금 조달을 포기하는 대신 가족경영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구축했다.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 증가
GS그룹은 이처럼 견고한 거버넌스를 구축했지만 부작용이 따르고 있다. 특히 공정위가 지정한 사익편취 대상을 살펴보면 GS그룹 계열사가 다른 대기업집단보다 많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국내계열사,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국내계열사다.
올해 GS그룹의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계열사는 ㈜GS와 GS건설 등을 포함해 13개로 집계됐다. 삼성(1개), SK그룹(3개), 현대자동차그룹(5개) 등 기업집단 순위 30위까지 포진한 다른 그룹과 비교하면 가장 많다. 공정거래법은 2022년 전까지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을 규제 대상으로 정했지만 개정에 따라 20% 이상으로 확대 적용했다.
또 GS그룹 총수일가 보유지분 20% 이상인 계열사가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계열사는 32개였다. 규제 대상 기업이 지난해 30개보다 2개 늘어난 것이다. 이 역시 다른 대기업 집단보다 배 이상 많은 숫자다. 특히 중간에 50%를 초과 보유한 모회사는 GS건설로 24개를 보유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지주사 ㈜GS가 7개 자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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