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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군이 온다면서요. 걱정하고 있습니다(강성두 영풍 경영관리실장 사장)”
강 사장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첫 입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강 사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에게 처음으로 MBK파트너스와 협력을 통한 공개매수를 제안한 인물이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협력으로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 가격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할증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고려아연도 우군을 확보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개매수 기간은 10월 6일까지로 이날(27일)을 포함해 영업일 기준 4일이 남은 상황이다. 강 사장은 겉으로는 걱정하고 있다고 표현하면서도 “그것좀(대항군) 안 오게 해주세요”라며 농담을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강 사장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기자간담회에서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며 자유로운 분위기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강 사장은 “제가 답변을 하다가 흥분해서 얘기를 하면 말려달라고 변호사님을 모셨는데 변호사님이 하실 말씀이 없게 됐다”라며 너스레도 떨었다.
강 사장은 당초 준비된 입장문 대신 참석한 기자들의 질문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한시간 반 가량을 할애했다. 강 사장은 “아무런 제한 없이 진행해주시면 많은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가감없이 말씀드리겠다”라며 “가급적 많은 답변을 드리기 위해 모두 발언도 짧게 하겠다”고 말했다.
공식 간담회 이후 백브리핑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영풍의 대외홍보 담당 및 보좌진들이 시간관계상 자리를 이동하려 했지만 오히려 강 사장이 만류하며 참석한 기자들 모두에게 응대했다.
이번 영풍의 기자간담회는 이달 24일 한발 앞서 열린 고려아연의 기자간담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당시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에 대한 날선 목소리를 내면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하면 핵심기술인력들은 함께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영풍보다 긴박하면서도 감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발언들이 나왔다. 고려아연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갑작스런 공개매수 발표로 인해 상대적으로 급박한 시간을 보내고 있음이 보이는 기자간담회였다.
이날 영풍 간담회를 주도한 강 사장은 MBK파트너스와의 협력을 장 고문에게 최초로 제안한 인물이다. 강 사장은 MBK파트너스와의 협력이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대규모 차입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생각했는데 자칫 지주회사 격인 영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부담이 있었다”라며 “장씨 최씨 간 경영권 쟁탈전처럼 보이게 되는 진흙탕 싸움도 원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집안끼리 경영을 나눠서 하기엔 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이제는 글로벌한 경영 능력과 비전이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게 맞다. 영풍 경영진은 솔직히 그럴만한 역량이 부족했고 MBK가 맡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고려아연의 중국 매각이나 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사장은 “저와 김광일 MBK 부회장이 회사에 있는 한 중국에 대한 매각은 없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고용 불안 없도록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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