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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일정과 안건이 확정됐다. 임시 주총 개최가 확정된 만큼 이제 관심은 표대결로 쏠린다. 공시상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과 형제(임종윤·임종훈) 양측의 특수관계인 분류가 여전히 혼전인 가운데 3자연합의 제안이 부결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이 오는 11월28일 열린다. 지난 7월 말 3자연합이 한미사이언스에 임시 주총을 청구한지 약 두 달 만에 개최가 확정됐다.
안건은 총 세 가지다. 먼저 1호 의안은 3자연합이 제안한 정관변경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3명 이상 10명 이내'로 하고 있다. 이를 '3명 이상 11명 이내'로 한 명 증원한다는 방침이다. 2호 의안도 3자연합이 냈다. 기타비상무이사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2-1호 의안), 사내이사에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을 (2-2호 의안) 선임한다는 내용이다.
즉 3자연합은 현재 △임종윤 △임종훈 △권규찬 △배보경 △사봉관(형제 측) △송영숙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3자연합 측) 등으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신 회장, 임 부회장을 진입시켜 수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3호 의안은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이다.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에서 1000억원을 감액한 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이를 주주들에게 배당한다는 내용이다.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은 표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정관변경은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앞서 올 3월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지분이 88%인 점을 감안하면, 3자연합은 정관변경을 위해 총 58.66%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3자연합(한양정밀 포함)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총 34.78%다. 공시상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총 48.13%다. 그러나 3자연합의 특수관계인으로 포함된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조카인 임진희·임종호·임종민 씨(총 지분 3.00%)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총에서 형제 편에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이번 임시 주총에서도 형제 편에 선다면, 3자연합의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총 45.13%로 줄어든다.
반면 형제가 보유한 지분은 20.94%, 특수관계인 포함 확보 지분은 29.07%다. 임 선대회장 조카들의 지분까지 합하면 32.07%다. 지난 3월 정기 추종 참여 의결권을 감안했을 때 형제가 정관변경을 막기 위해서는 지분 29.33%를 확보하면 된다. 만약 주요주주들이 정기 주총과 같은 선택을 한다면 3자연합이 제안한 정관변경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2-1호 의안인 신 회장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의 통과 여부도 불확실하다. 하지만 송 회장의 특수관계자로 구분된 가현문화재단(지분 5.02%)과 임성기재단(3.07%)을 송 회장의 우군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임종윤 이사는 임성기재단의 고문을 맡고 있다. 만약 재단들이 현 임종훈 대표 체제를 지지한다면 3자연합의 우호 지분은 37.04%로 줄어든다. 반면 형제 측 우호지분은 40.16%로 늘어난다. 이 경우 신 회장의 이사회 입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변수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가진 국민연금공단이다. 만약 국민연금이 3자연합 측에 손을 들어주면 재단이 형제 편에 서도 3자연합의 우호지분은 43.08%로 늘어나며 신 회장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3월 정기 주총에서 모녀(송영숙·임주현) 측에 손을 들어주며 OCI그룹과의 통합에 찬성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형제가 낸 제안에 대해 "이사회(모녀 측)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며 반대했다. 즉 국민연금은 '모녀' 편에 섰던 것이 아닌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올해 6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신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려운 자에 해당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소집 결의 공시에 따르면 신 회장은 한양정밀 대표, 가현 대표, 한양에스앤씨 대표를 맡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6월 한미약품 임시 주총과 같은 선택을 한다면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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