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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캐스팅보트' 영풍정밀, 임원들 자사주 매입 왜?

Numbers 2024. 10. 1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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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캐스팅보트' 영풍정밀, 임원들 자사주 매입 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경영권 확보 목적으로 공개매수 계획을 공표한 후 영풍정밀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을 소량 매입해 우회적으로 고려아연 오너일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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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고려아연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경영권 확보 목적으로 공개매수 계획을 공표한 후 영풍정밀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을 소량 매입해 우회적으로 고려아연 오너일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향후 최씨 일가에 주식매수를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영풍정밀에 따르면 윤장순 밸브공장장(이사), 최재영 펌프영업팀장(이사), 박찬희 여수퀵서비스센터 소장(전무) 등 3명은 지난달 말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매입 규모는  300~1500주다. 이들은 이전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매수해왔지만, 최근 사들인 주식에는 복합적인 의미가 담겼다. 영풍정밀 최대주주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풍정밀은 경영과 소유가 모두 최씨 일가에 집중돼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모친인 유중근 씨가 최대주주이며, 최 회장의 숙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1.85%)이 주요주주인 까닭에 분쟁의 핵심으로 거론된다. MBK 연합이 영풍정밀을 탐내는 것도 고려아연에 대한 간접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이런 이유로 최씨 일가는 반드시 영풍정밀의 공개매수를 방어해야 한다. 

영풍정밀 임원 3명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주가를 끌어올려 MBK 연합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일로 해석된다. 실제로 박 전무와 최 이사는 MBK 연합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가격을 올린 전날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영풍정밀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인 2만원을 넘어 MBK 측에 불리한 상황이 됐고, 이후 MBK 연합은 3만원으로 한 차례 더 가격을 높였다. 

영풍정밀 주식을 가진 임원은 더 있다. 이한성 사장(6075주)을 비롯해 △박동섭 이사(2100주) △방기웅 이사(1500주) △최종태 이사(3000주) △김성일 이사(2050주) 등이 최근 1년 내 주식보유 상황을 보고했다. 이밖에 자사주를 보유한 임원이 더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향후 최씨 일가에 주식매수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규·최창영·최윤범 등 최씨 일가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393만7500주(발행주식 수의 약 25%)를 이달 21일까지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한다.

영풍정밀 측은 "일부 임원들이 이전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왔다"며 "취득 사유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