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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밸류업 지수 편입 '불발' 이유는

Numbers_ 2024. 10. 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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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밸류업 지수 편입 '불발' 이유는

유한양행이 안정적인 실적과 꾸준한 주주환원에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꾸준한 주주환원과 사업 성장 등으로 내년에는 편입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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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 /사진 제공=유한양행


유한양행이 안정적인 실적과 꾸준한 주주환원에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꾸준한 주주환원과 사업 성장 등으로 내년에는 편입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음달 초 상장될 예정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개발된 지수다.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규모 요건 이외에도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등 다양한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들로 구성됐다. 

다만 구성 종목을 두고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산업군에서 유력 후보로 꼽혔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한양행이 제외되면서 바이오 산업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을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총 5단계에 걸쳐 선정했다. 앞선 4단계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자본효율성 평가가 우수한 기업 순으로 최종 100종목을 선정했다. 

먼저 시장대표성 평가는 코스피·코스닥 시장 내 시가총액 400위 이내를 충족해야 한다. 수익성 평가를 통해 최근 2년 연속 적자기업 및 2년 손익 합산시 적자인 기업을 제외했다. 주주환원은 최근 2년 연속 배당 혹은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는지를 봤다. 시장평가는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산업군 혹은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에 들어야 한다. 해당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최근 2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위기업 100종목을 선정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은 지난달 발표됐는데 거래소는 이미 구성종목을 올해 6월에 결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은 2019년부터 지수를 산출해오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정했다"며 "발표는 지난달에 했지만 올해 6월에 일차적으로 종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평가에 사용되는 시가총액은 4월 말 기준으로, 나머지 실적 등은 최근 사업연도 2년치를 이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주환원 평가에서 부족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대표성과 수익성 지표는 통과했지만 최근 2년간 배당,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유한양행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발표 전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참석했기에 유력 후보로 꼽혀 왔지만 결국 편입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올해 4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5조8071억원이다. 코스피 기준 61위다. 코스닥에서 유한양행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은 △에코프로비엠 △HLB △에코프로 △알테오젠 △엔켐 등 5곳 뿐이었다. 시장대표성 지표에서는 통과했다. 유한양행의 2022년, 2023년 영업이익은 각각 360억원, 568억원이다. 수익성 지표도 충족한다. 주주환원도 우수한 편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22년과 2023년 현금배당성향은 각각 30.10%, 23.98%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헬스케어 산업군 편입 종목과 유한양행 PBR, ROE 비교. /자료 제공=한국거래소


걸림돌은 PBR과 ROE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PBR이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을 말한다. 즉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낮을수록 기업 자산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유한양행의 2022년, 2023년 PBR은 각각 2.07배, 2.51배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평균 PBR인 2.60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헬스케어 산업군 내에서 씨젠과 동국제약은 유한양행보다 PBR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이 편입된 이유는 ROE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ROE란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이익을 내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씨젠의 2022년, 2023년 ROE는 각각 16.34%, 0.06%다. 동국제약의 같은 기간 ROE는 각각 11.06%, 9.01%다. 반면 유한양행의 ROE는 각각 4.86%, 6.74%다. 과거 2년치 평균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유한양행이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이 내년에 추가 편입될 것으로 봤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밸류업 우수 기업으로 유한양행을 선정하면서 "지난 10년간 매년 꾸준한 현금배당으로 주주환원을 실시하고 있다"며 "레이저티닙의 미국 승인·출시로 로열티 수익 증가 등 사업 성장 가능성도 뚜렷하다"고 말했다. 

유한새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