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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센트로이드가 품은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가져올까

Numbers_ 2024. 10. 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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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센트로이드가 품은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가져올까

패션 제조·유통 업체인 F&F가 최근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빅텐츠)를 인수한 지 2년 반 만에 재매각하면서 약 48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F&F의 또다른 투자 성과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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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 F&F가 영국에서 협력업체로부터 3706억198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고 밝혔다. F&F 사옥 전경. /사진 제공=F&F

 
패션 제조·유통 업체인 F&F가 최근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빅텐츠)를 인수한 지 2년 반 만에 재매각하면서 약 48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F&F의 또다른 투자 성과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테일러메이드 펀드 출자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F&F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 앵커출자자(LP)이자 전략적투자자(SI)로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면서 인수 카드가 유효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5일 IB 업계에 따르면 F&F는 빅텐츠 주식 134만6969주(지분율 42.83%) 전량을 283억원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2만1000원이다. 2022년 F&F는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신주 매입으로 235억원을 들여 빅텐츠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F&F는 조윤정 대표로부터 주식 25만주를 주당 3만원(총 75억원)에 인수했다. 또 에스엘컴퍼니로부터 23만주를 주당 2만1000원(48억원)에 취득했다. 이밖에 메리츠증권으로부터 10만8969주를 주당 1만9000원(20억원)에 사들였고 신주 75만8000주를 주당 1만2000원(91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감안하면 F&F가 이번 빅텐츠 매각으로 48억원 수준의 차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세금 등을 감안하면 실제 매매 차액은 더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 인해 F&F가 사실상 사실상 패션 사업과 콘텐츠 사업 간 의미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F&F 측은 빅텐츠 주식을 취득할 당시 빅텐츠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제품을 노출시키거나 자체 콘텐츠 제작에서 도움을 받는 등의 마케팅,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회사 F&F엔터도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F&F는 앞서 글로벌 K팝 아티스트 육성을 목표로 자회사 F&F엔터를 설립해 투자금을 적극 지원해 왔다. 특히 F&F는 F&F엔터가 과거 SBS와 함께 제작한 아이돌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의 제작비로 80억원 이상의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평일 저녁 늦은 시간 편성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몰이에 성공하지 못해 F&F 측이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F&F엔터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각각 매출 5억원, 영업손실 7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또 다른 투자 사례인 테일러메이드 인수 건에도 눈길이 모인다. 테일러메이트는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아쿠쉬네트)와 더불어 전 세계 3대 골프 용품 브랜드로 꼽힌다. 더스틴 존슨, 타이거 우즈 등 세계 골프 선수들의 골프용품(클럽)을 생산하고 있다. 메탈우드·아이언 등의 골프 장비와 골프공이 주력 상품이다. 

테일러메이드 투자 건은 추후 F&F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의 문제보다 경영권 확보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F&F는 과거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당시 5000억원을 지원했다. 센트로이드PE는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해 1조9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 중 인수금융이 9000억원에 달한다. 이박에 센트로이드PE는 PEF(센트로이드 제7호 1호)를 통해 중순위 메자닌(4000억원)과 PEF(센트로이드 제7호)를 통한 후순위 지분투자(6000억원)를 유치했다. 이 중 F&F가 중순위 메자닌 2000억원, 후순위 지분투자 3000억원을 투입하는 구조였다.

IB 업계 관계자는 “펀드를 청산할 때 F&F 측이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실제 결과가 어떨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센트로이드PE는 당초 테일러메이드의 상장을 2024년에 추진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계획을 수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F&F가 테일러메이드 지분 확보가 예상됐다. 그러나 현재 센트로이드PE 측은 테일러메이드 기업공개(IPO) 여부 등 엑시트 방안도 확정하지 않은 상황으로 투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최근 타이거우즈와 손을 잡고 골프의류브랜드 선데이레드를 론칭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F&F로서는 테일러메이드를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계획과 일정이 미지수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테일러메이드 기업가치가 센트로이드PE 인수 시점인 2021년보다 실적 향상 및 밸류업(기업가치 상승)이 크게 이뤄져 F&F의 테일러메이드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나오는 분위기다. 테일러메이드는 센트로이드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뛰었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13억8200만달러(약 1조87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억3670만달러(3200억원)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PE가 인수하기 직전연도(2020년) 매출과 EBITDA가 각각 9억3770만달러, 1억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47%, 136%씩 증가했다.

센트로이드PE가 낫소골프 등 볼트온(동종업체 인수) 전략 등을 통해 밸류에이션 상승 작업에 나선 결과다. F&F 지주사인 F&F홀딩스는 반기보고서상 기준으로 2772억원의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F&F의 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 행사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추가 지원 및 인수 여력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F&F는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2022년 유안타증권이 보유한 센트로이드 제7호 지분 580억원어치를 매입해 펀드 지분율을 49.5%에서 57.8%로 끌어올렸다. F&F는 올해 초에도 테일러메이드 리파이낸싱에서 2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PE 등 투자자들은 다른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어 이를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F&F 측이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권리를 일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F&F는 펀드 LP이다 보니 자본시장법상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F&F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사는 센트로이드PE의 펀드를 통해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참여했고 해당 펀드는 오는 2027년에 만기된다"며 "해당 펀드에 가장 많은 지분을 투자해 펀드 만료시 당사가 인수 의사가 있다면 경영권은 어렵지않게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에도 이미 이사회 보드멤버로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