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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부영, 내부지분율 99% 견고한 '이중근 체제'

Numbers 2024. 10. 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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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부영, 내부지분율 99% 견고한 '이중근 체제'

부영그룹은 2001년 대규모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올해 기준 대규모기업집단 순위 26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영의 지배구조는 이중근 회장을 중심으로 지주사 부영을 통해 부영주택 등 계열사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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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 회장 /사진 제공=부영그룹

 
부영그룹은 2001년 대규모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올해 기준 대규모기업집단 순위 26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영의 지배구조는 이중근 회장을 중심으로 지주사 부영을 통해 부영주택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형태다.

이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막강하다. 부영그룹은 모든 계열사가 비상장사로 유지되고 있어 내부지분율이 타 대규모기업집단보다도 높은 편이다. 부영의 내부지분율은 99.1%로 제왕적 구조라할 수 있다. 대규모기업집단 78곳 가운데 부영보다 내부지분율이 높게 타나난 그룹사는 오케이금융그룹(99.97%) 뿐이다.


2009년 지주사 체제 전환…이 회장 24개 계열사 이사회 겸직


부영그룹은 1983년 설립된 삼신엔지니어링이 모체다. 주택 사업으로 몸집을 키운 삼진엔지니어링은 1993년 부영으로 사명을 바꾸고 임대주택사업을 통해 사세를 더욱 키웠다. 2009년 주택사업과 해외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부영주택을 설립하고 부영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으나 주력 계열사를 거느린 실질적인 법인은 부영주택이다. 부영주택은 천원종합개발, 부영환경산업, 무주덕유산리조트 등 8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인천일보를 제외한 7개 계열사 모두 과반 이상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장의 막강한 지배력은 직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회장은 부영 뿐 아니라 부영주택, 동광주택, 광영토건 등 24곳의 계열사의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다른 주주들이 입김이 작용할 수 없는 막강한 구조다보니 이 회장이 다수의 계열사의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막강한 1인 체제로 인해 부영 그룹의 의사결정 구조는 단순하다. 부결 안건을 찾아보기란 어렵고 전자투표제와 같은 주주친화정책 도입도 필요하지 않다. 일반 주주가 있는 한라일보사 등 일부를 제외하면 일반주주 의결권 행사 비율은 사실상 0% 수준이다. 이 회장이 모든 계열사를 물리적으로 살피기 어려운 까닭에 대부분 계열사는 서면투표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부영 그룹 지분도/사진=공정거래위원회


친족 지분율 1.68% 승계 구도 '안갯속'


막강한 제왕적 지배구조 덕에 기업 지배력은 강력하지만 승계에는 불리한 구조다. 1941년생인 이 회장은 올해 83세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대 경영일선 복귀했으나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 이희범 회장과 함께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이 회장에겐 3남 1녀의 자녀가 있다. 다만 2세들의 그룹 내 지배력이 미미한 상태기 때문에 상속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남 이성훈 씨가 부영 지분 2.18%를 보유한 것을 제외하면 그룹 내 친족 지분율은 1.68%에 불과하다.

성훈 씨는 부영 그룹 내 단 한곳에서도 경영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 않다. 2014년 부영주택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성훈 씨가 8.33%의 지분을 보유한 광영토건도 자본잠식 상태다.

차남 이성욱 씨와 삼남 이성한 씨 역시 마찬가지로 부영 계열사 어느 곳에도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다.

이 회장의 자녀 가운데 유일하게 회사 경영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은 장녀 이서정 부영 사내이사다. 다만 이 이사는 동광주택산업 지분 0.87%를 제외하면 부영그룹 내 계열사 지분이 없다는 점에서 승계를 위한 지분율이 부족한 상황이다.

향후 동광주택산업의 알짜 자회사인 동광주택을 활용해 승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자산총액 3848억원 규모의 동광주택산업은 자산총액 1조8798억원 규모의 동광주택 지분을 96.5% 보유하고 있다.  동광주택을 흡수합병한 뒤 부영과 합병하는 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부영의 자산총액은 2조1880억원으로 동광주택산업이 자회사를 합병한다면 얼추 몸집이 비슷해지게 된다.

다만 네 자녀 모두 동광주택산업 지분을 0.87%씩 나눠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승계가 어떤 자녀에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인물은 장남 성훈 씨로 점쳐진다. 부영이 지난해 1259억원을 배당한 가운데 성훈 씨가 27억원 가량의 현금을 배당금으로 챙겨갔다는 점에서 배당을 통해 상속재원을 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