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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완료된 가운데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7일 MBK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공개매수로)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고려아연의 거버넌스(지배구조)를 다시 바로 세우겠다는 공개매수 본래 취지가 인정 받았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영풍은 지난 달 13일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돌입하면서 고려아연의 거버넌스 및 기업가치가 훼손된 이유로 최윤범 회장의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를 지적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이사회 승인없이 5500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중학교 친구가 운영하는 신생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했다. 이그니오는 완전자본잠식으로 고려아연은 당시 매출액의 200배가 넘는 58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 투자 건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연관되기도 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자본시장과 주주들에게 분석 수치와 타당한 논리를 갖고 설득적으로 다가간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공개매수 성공 요인으로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고려아연의 재무구조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봤다. 최 회장 측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빌린 총 3조20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에 달한다. 지난 3년간 연결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과도한 차입금으로 안정적이던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이 100%에 이르게 됐다”며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런 결정을 내린 최 회장에 대해 선을 긋는 주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2.5조원을 본인들의 부담으로 마련해 공개매수를 실시했다”며 “최윤범 회장은 3조2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고려아연 부담으로 떠넘기면서 공개매수를 실시한 것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또다시 고려아연의 거버넌스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점도 지적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자금을 아무런 저항 없이 본인의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며 ”회사에 손해가 가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가 크게 돌아갈 뿐 1.8% 주주인 최 회장 개인에게는 손해되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보여주게 됐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 및 이자와 배당금, 법인세, 제련업 시설 투자 및 보수 비용과 트로이카 드라이브 투자 비용 등으로 인해 2030년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244.7%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최대주주로서는 불가능한 행동”이라며“더구나 MBK 파트너스와 같이 전세계 굴지의 연기금들로부터 투자받아 인수한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하는 전통적인 PE 운용사에게 기업 가치를 갉아먹는 행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자본시장 관계자는 “1.8% 지분 가진 경영 대리인의 한계”라며 “의결권 지분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최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막고자 하는 MBK파트너스 및 영풍과 뚜렷하게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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