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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한국투자증권과 맺은 신탁계약으로 30만주 안팎의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통해 매입하는 물량 외에 기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제3자 매각을 통해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식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8월 한국투자증권과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는 내용의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직후 1125억원 상당의 주식을 취득했으며 미사용 계약금 2875억원은 지금 당장 자사주 취득에 사용할 수 있다.
내년 5월 계약이 만료되기 전 2875억원을 사용해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진행 중인 공개매수가 마무리된 직후 신탁계약에 따른 주식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21일) 고려아연 주가를 감안하면 2875억원으로 매입할 수 있는 수량은 약 33만주로 추산된다. 총 발행주식의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개매수 종결 직후 평년 수준으로 주가가 돌아간다면 고려아연이 취득할 수 있는 자사주는 50만주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취득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두 가지다. 추후 MBK파트너스의 장내 매입할 가능성을 대비해 유통 물량을 소진하는 것, 제3자에 매각하는 것 등이다.
당초 고려아연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발행 주식의 약 18%를 매입하겠다고 공표했다. 이후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면서 수량도 11% 늘렸다. 사실상 시장에 풀린 수량 대부분을 사들여 MBK파트너스 연합의 손발을 묶어놓겠단 전략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를 시작하면서 목표 수량을 많이 잡은 것도 이만 지분 경쟁을 끝내자는 신호였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연합은 공매매수로 110만5163주를 취득했다. 최윤범 회장 일가와 영풍 측을 비롯해 국민연금,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 주요 기관 보유분을 제외하면 거래 가능 수량은 약 500만주로 추산된다. 23일 종료되는 공개매수 결과 목표 수량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 매입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신탁계약에 따른 자사주는 취득 목적이 소각에 국한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 매각할 수 있다. LG화학, 한화, 현대차 등도 이런 경로로 고려아연의 주주가 됐다.
22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자사주 제3자 매각 가능성에 대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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