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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 연합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으로 9.85%를 확보했다. 우군으로 공개매수에 참여한 베인캐피탈은 지분 1.41%를 취득하게 됐다. 고려아연 측은 실질적인 유통 수량을 감안할 때 매집할 수 있는 수량을 모두 사들였다는 평가다.
향후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9.85%를 소각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지분은 40%를 초과한다. 시장에선 집토끼가 어느 곳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으로 지분 싸움이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통 물량 대부분 청약"
28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233만1302주가 공개매수에 응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매수 결과는 장 시작 전 기습적으로 발표됐다.
고려아연은 204만30주(지분율 9.85%), 베인캐피탈은 29만1272주(지분율 1.41%)를 각각 공개매수했다.
당초 고려아연의 실질 유통 주식수는 15% 안팎이었다. 이는 최대주주 지분, 우호 기관, 국민연금 등의 지분을 제외한 수치다. 고려아연 측은 지분 11.26%를 쥔 주주가 공개매수에 청약한 것으로 사실상 매집 가능한 지분은 대부분 흡수했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목표 수량과 비교하면 절반만 매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질적인 유통 주식수를 감안하면 대부분의 주주가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전 최윤범 회장과 직계 가족, 계열회사 등 범 최씨 일가 지분은 18.06%다. 공개매수 후 지분은 29.32%로 높아졌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이 확보한 지분 38.47%에 한참 미달한다. 그러나 최 회장 우군으로 분류되는 기업 지분을 더하면 역전된다.
한화그룹, 현대차, LG화학 등은 고려아연 지분 총 14.7%를 보유했으며 그 외 트라피구라(1.5%), 한국투자증권(0.8%), 한국타이어(0.7%) 조선내화(0.2%) 등까지 더하면 백기사 지분은 약 18%로 추산된다. 공개매수 직후 최 회장 측 지분은 47.32%로 MBK파트너스 연합을 앞선다. 경영 협력을 약속한 한화그룹, 현대차, LG화학 등만 이탈하지 않아도 최 씨 일가 지분은 45%에 육박한다.
의결권 감안시 MBK가 앞서
MBK파트너스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준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결과를 분석하고 있으며 조만간 소집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일찌감치 양측 모두를 고려아연의 확실한 집토끼가 아니라고 판단해 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점쳤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 마감 직후에도 매수세가 포착된다는 것은 지분 싸움이 끝난 게 아니라는 시각들이 우세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검토하면서 이사회 진입을 노렸다.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최소 절반은 추천 인사로 채운다는 목표 하에 치밀하게 검토했다.
본인들에게 찬성표를 던져줄 의결권을 얼마나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한 자사주는 주총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경우의 수까지 감안하면 MBK파트너스 연합의 의결권 지분은 약 43.9%로 추산된다.
같은 방식으로 최 씨 일가와 베인캐피탈의 의결권 지분을 계산하면 약 19%다. 여기에 백기사 지분 약 20%를 고려하면 39%가 된다. 우군을 포섭한다고 해도 MBK파트너스 연합의 의결권에 못 미친다. 국민연금 공단(지분율 7.49%)의 선택에 따라 승자가 갈릴 전망이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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