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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 비영리법인 가운데 가장 상징성을 갖춘 재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의 성장과 변혁기를 함께하며 확고한 존재감을 굳혔다. 사학재단으로 있어 전입금을 받으면서 배당과 기부금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입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해 받는 배당이 주요 재원으로 자리 잡았다.
정석인하학원은 1954년에 설립된 인하공과대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1968년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인수하면서 한진그룹의 품에 들어왔다. 그룹은 1978년 정석학원을 설립했고 이후 2013년 인하학원과 정석학원을 합병해 지금의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으로 거듭났다. 조중훈 회장은 인수 이후 36년동안 인하학원에 총 4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정석인하학원은 그룹 성장과 함께한 오랜 역사를 토대로 확고한 상징성을 갖추고 있다. 우선 규모면에서 인하대학교를 비롯해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고등학교, 한국항공대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등 6개 학교를 산하에 두고 있는 대형 사학재단이다. 또 인하대병원과 인하국제의료센터 등 의료기관도 보유하고 있다.
조중훈 회장은 인수한 이후 줄곧 이사장을 맡으며 운영을 주도했다. 고(故) 조양호 회장도 선대회장이 별세하기 전부터 인하학원과 정석학원의 이사장을 맡았다. 김종선 전 정석기업 부회장이 잠시 인하학원과 정석학원 이사장에 올랐었지만, 조양호 회장이 복귀하면서 다시 오너일가가 관리에 나섰다. 그는 정석인하학원 합병 이후에도 이사장을 이어갔다.
다만 현재 총수인 조원태 회장은 선친이 타계한 이후 취임을 유보했다. 조원태 회장은 당시 인하대 편입학 부정 의혹이 제기돼 법적공방을 벌이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이 취임을 유보하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이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정석인하학원은 이후 경영권 다툼에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며 지배력 방어에 힘을 보탰다. 현재 이사장은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의 핵심 재단이자 우호지분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지원을 받아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전년보다 4.7% 증가한 6436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확보한 주식을 살펴보면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 주요 계열사 외에도 S-Oil(20만8522주), 메리츠금융지주(1만2416주), 삼성엔지니어링(1930주) 등이 있다. 2월29일 주가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총 가치는 1685억원에 이른다.
기부를 받아 확보한 지분은 배당금 수입으로 이어졌다. 재단의 주요 수입원은 크게 전입금과 기부금, 교육외수입, 투자와 기타자산수입으로 나눠진다. 지난해 수입총계는 20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배당금 수입은 31억원으로 전체의 15.2%를 기록했다. 기부금 수입은 123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큰 60.1%를 차지했다.
부동산 등 유형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2727억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토지와 건물 1551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건설 중인 자산도 101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진과 대한항공 등 계열사와 부동상을 대상으로 각종 거래를 진행 중이다. 수익보다는 비용이 큰 편이다. 지난해 20억원의 임대료 및 기타수익을 챙겼고 비용은 105억원을 지불했다.
한편 정석인하학원은 법령을 위반해 과태료를 납부하는 상황이 매년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22년에 이어 2023년 잇따라 장애인 미고용 부담금을 각각 6123만원, 7040만원 납부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운영지원 사업’과 ‘지역 장애인보건의료센터 운영’ 관련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는 사학재단임에도 의무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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