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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뷰티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자 글로벌 전략지인 북미와 중국에서 나란히 성장하고도 희비가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리밸런싱’에 따른 북미 성과가 전체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LG생활건강의 경우 외형과 내실 모두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면세 업황 둔화로 인한 국내 매출 정체는 두 공룡에게 공통된 과제로 남았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조681억원, 영업이익은 160.5% 늘어난 75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매출은 1.9% 감소한 1조7136억원, 영업이익은 17.4% 줄어든 1061억원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는 사이 LG생활건강은 두 지표 모두 후퇴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매출 9772억원, 영업이익 652억원으로 각각 9.9%, 277.7%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영업이익 151% 증가, 해외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내며 전망을 밝혔다.
LG생활건강의 경우 화장품(Beauty) 사업이 신장하긴 했으나 HDB(홈케어&데일리뷰티)와 음료(Refreshment) 부문의 실적 악화를 만회하긴 역부족이었다. 화장품 부문이 전년 대비 42.8% 증가한 1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동안 HDB와 음료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각각 11.8%, 27.5% 감소한 412억원, 535억원에 머물렀다.
극명한 북미와 중국 성적표
주목할 점은 북미와 중국을 필두로 두 기업의 상반된 해외 전략이다. 중국 내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자 아모레퍼시픽이 북미를 중심으로 일본, 영국, 인도 등 해외 거점을 다변화했다면 LG생활건강은 정면돌파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해 미국 시장을 겨냥한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인수와 LG생활건강의 중국 내 ‘더후’ 리브랜딩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자의 요충지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미주에서 108% 증가한 14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MEA(유럽·중동·아프리카)까지 합한 서구권 매출은 2011억원으로 전년 동기(831억원) 대비 142.1% 증가했다.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와 함께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의 오프라인 접점 강화 및 인플루언서 협업 마케팅이 주효했다.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중국에서 153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1373억원) 대비 12.1% 성장했다. 더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매출 고성장이 이어진 덕분이다.
하지만 반대로 둘 모두 상호 적진에선 쓴맛을 봤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사업지 중 중국 시장만 매출이 대폭 줄었고, LG생활건강 역시 북미만 매출이 쪼그라든 것이다. 하락률은 각각 33.9%, 14.6%에 달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로 넓혀 봤을 때 시장 전망이 중국에서 북미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분기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74억달러(약 10조원)를 기록했다. 이때 미국의 증가 폭이 가장 큰 반면 중국은 오히려 감소했다. 미국 수출액은 14억3000만달러로 38.6%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20억2000만달러인 중국은 9.1%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해외 전망을 두고 시선이 엇갈리는 이유다.
다만 공통된 과제는 내수 정체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매출은 3분기 1.6% 감소했고, LG생활건강 역시 3.7% 줄었다. 주력 채널이었던 면세점의 경쟁력 하락과 중소 뷰티 업체에 쏠리는 관심이 전통 화장품 기업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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