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인력 재배치' 앞둔 KT, 비용구조 개선 나섰다

Numbers_ 2024. 10.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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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재배치' 앞둔 KT, 비용구조 개선 나섰다

KT가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기업 전환을 앞두고 구조조정과 함께 투자속도를 조절하며 전방위적인 비용구조 개선에 나섰다. KT는 한국형 AI·클라우드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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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직원들이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KT


KT가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기업 전환을 앞두고 구조조정과 함께 투자속도를 조절하며 전방위적인 비용구조 개선에 나섰다. KT는 한국형 AI·클라우드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신사업 키우기에 돌입했다. AI·클라우드 사업은 개발비용, AX(AI디지털전환) 전문기업 설립, 인프라 구축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KT는 비용절감으로 투자여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프= 윤상은 기자


KT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증가했지만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반기 대비 감소했다. 본업으로 버는 돈이 늘어도 투자 규모를 줄였다는 뜻이다. 지난 6월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조2363억원으로 전년 반기보다 약 21% 많아졌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조168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약 46% 감소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사업에 필요한 기계·설비 설치 또는 토지 매입, 금융자산 취득·처분에 따른 현금 유입과 유출을 의미한다. 보통 마이너스로 집계돼야 영업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비춰보면 KT는 올 상반기에도 투자를 지속했지만,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였다.

KT의 투자활동현금흐름 중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유형자산 및 투자부동산 취득이다. 올 상반기 -1조205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약 29% 줄었다. 유형자산은 기업이 가진 토지, 건물, 기계, 설비 등이다. 보통 KT 같은 통신사들은 3G·4G·5G 등 차세대 무선접속 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기지국 규모를 크게 늘린다. KT는 2019년 5G를 상용화한 지 5년이 넘어 기지국·중계기 설비투자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5G 투자 안정기에 접어들고, 5G 투자에 따른 상각비용이 증가하면서 유형자산 취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KT 부채비율 및 순부채비율 추이 /자료=KT IR자료 갈무리


이와 함께 KT는 빚을 늘리기보다 갚는 데 더 집중했다. 올해 상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 중 차입금은 2조301억원이다. 상환은 -2조3416억원으로 차입 규모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2분기 부채비율은 127.3%로 전년동기보다 11.9%p 상승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1.5%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부채비율은 33.5%로 전년동기보다 11.1%p, 전 분기보다 3.3%p 줄었다.

회사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으로 비용은 일시적으로 증가하지만, 인력 재배치를 통한 조직개편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최대 5700명의 본사 인력을 신설 예정인 네트워크 운영 자회사 2곳, 기존 그룹사 2곳으로 기본급을 삭감하며 이동시킨다. 이들 중 전출을 원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특별희망퇴직금은 최대 4억3000만원이다.

이에 관해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아주 급작스럽지는 않다"며 "KT 본사 인력은 약 1만8000명으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합산 8000명, LG유플러스의 1만명보다 많고, 인력의 절반 이상이 50대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말부터 접수하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시적 비용은 올 4분기 영업비용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회성 비용 규모는 퇴직자 수가 확정되지 않아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2014년 8304명이 퇴직한 구조조정 때의 일회성비용은 약 1조2000억원이었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