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어디로]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신동국 이사 선임 찬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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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신동국 이사 선임 찬성하나

 

/사진=임성기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가 20일을 앞둔 가운데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자연합의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48.13%에 달한다. 여기에는 한양정밀 포함 3자연합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 34.78%와 임성기 선대회장 조카 3명의 3.00%,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의 8.09% 등이 포함돼 있다. 

이달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자연합이 요구한 안건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변경과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신규 이사 선임 등이다. 정관변경은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형제(임종윤·임종훈) 측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이 29.07%여서 사실상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 /자료 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박진화 기자

시장은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이사회에 입성하면 형제 측 5명, 3자연합 측 5명으로 이사회가 재편되면서 동률을 이루게 되고 다음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이사회 진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3자연합 측 우호 지분이 45%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 회장은 지난 9월 한양에스앤씨와 가현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6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신 회장의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이사 선임에 반대한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지분 8.09%를 보유하고 있는 2곳의 재단이 형제 편에 선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형제가 재단들을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이면 형제 측은 지분 40.16%를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는 임성기 선대회장 조카 3명의 지분도 포함된다. 조카들은 3월 주총에서 형제 편에 섰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3자연합의 우호 지분은 37.04%가 된다. 

이에 임 대표는 전날(7일) 간담회에서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은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양 재단은 한미약품그룹 내 각 계열사들의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드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단들이 편파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재단 본래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3자연합 측은 "지주사 대표이사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인지 경악하게 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3월 주총 당시 신 회장은 "임성기 선대회장 뜻에 따라 설립된 재단들이 일부 대주주들에 의해 개인 회사처럼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3자연합의 주주 제안에 재단들이 반대할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형제가 재단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3월 주총에 앞서 형제는 재단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주총에서 형제가 승리하면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이 종결됐다. 만약 이번에도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내고 법원에서 인용하면 표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