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가 고려아연에 도입하겠다는 '집행임원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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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가 고려아연에 도입하겠다는 '집행임원제' 살펴보니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면서 꺼내 든 명분은 '지배구조' 개선이다. 구체적으로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집행임원제가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의해 무너진 기업경영시스템을 이사회 기능을 중심으로 기업지배구조로 개선하겠다"며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시했다. 그러자 최윤범 회장도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며 "사외이사를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겠다"고 맞섰다.

집행임원제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들이 흔히 사용하는 지배구조다. 핵심은 이사회의 역할 강화다. 실제 경영을 하는 집행임원과 경영을 감독하는 이사회를 구분하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 등 법조계·금융권·관가를 아우르는 전문가 집단 12명으로 새 사외이사진을 꾸리겠다고 나선 것도 집행임원제 실시를 전제로 한 것이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한 한샘과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남양유업, 한온시스템, 케이카, 쌍용씨앤이, 쌍용정보통신이 집행임원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의료인공지능 솔루션 기업 뷰노도 집행임원제를 두고 있다.

기존의 이사회는 업무 '집행' 과 업무 '감독'을 겸해 수행한 일을 스스로 감시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집행임원제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집행임원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고 정관이나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위임받은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을 한다. 집행임원을 둔 회사는 대표이사를 두지 못하는 대신 대표집행임원을 두어 대표이사의 역할을 하게 한다.

한편 이사회는 집행임원과는 별개로 기존의 제도에 따라 이사로 구성되며, 집행임원에 대한 업무 감독 권한을 갖는다.

이사회는 (대표)업무집행임원의 선임·해임권, 업무집행 감독권,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 위임권, 집행임원의 직무분담권 및 보수결정권 등의 권한을 갖는다.

집행임원은 회사에 대하여 선관주의의무, 충실의무, 경업피지의무, 자기거래 금지의무, 회사사업기회 유용금지의무, 비밀유지의무 등을 진다는 점에서 기존 이사와 같다.

신종석 배화여자대학교 교수는 "집행임원제도가 우리 기업 문화에서 뿌리를 내리고 정착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자들의 운영의지가 함께 동반돼야 그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기업환경은 기업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각 회사의 소유 지배구조, 사외이사제의 효율적 운영 등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기업 지배구조의 개선을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wsj@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