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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사외이사]② 권선주 KB금융 이사회 의장…최초 여성 은행장 출신 '통찰력'

Numbers 2024. 11. 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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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사외이사]② 권선주 KB금융 이사회 의장…최초 여성 은행장 출신 '통찰력'

금융권 내부통제를 지휘할 8대 지주 이사회 조직을 톺아봅니다.KB금융그룹이 18일 현재 '책무구조도'를 시범 운영 중인 가운데 권선주 이사회 의장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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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내부통제를 지휘할 8대 지주 이사회 조직을 톺아봅니다.

 

권선주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진 제공=KB금융


KB금융그룹이 18일 현재 '책무구조도'를 시범 운영 중인 가운데 권선주 이사회 의장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를 둘러싼 이사회 역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사회를 대표하는 권 의장이 '책무'를 배분받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 타이틀의 권 의장은 기업금융뿐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 전반을 꿰뚫는 혜안을 지닌 인사로 알려져 있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새 제도를 들인 KB금융의 첫 이사회 의장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은행장 출신 금융‧경영 최고 전문가


권 의장은 2020년 3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 이후 현재까지 3연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동시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평가보상‧ESG‧사외이사후보추천‧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장 이력이 눈에 띈다. 권 의장이 KB금융 사외이사로 영입된 배경도 '금융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적인 식견을 쌓은 금융‧경영 최고 전문가'라는 데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으로서 진취적인 면도 가산점을 받았다.

권 의장은 1978년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당해 기업은행 공채 17기로 입사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CS센터장 △PB 사업단 부단장 △외환사업부장 △중부지역본부장 △카드 사업본부장(부행장) △리스크관리 본부장(부행장) 등 금융업 전 영역에서 책임자로서 소임을 다했다. 이후 24대 기업은행장직에 올라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4년간 대한민국 국책은행장으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책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은행장으로 계실 때) 내부적으로 지침을 주신 것들을 보면 당시 리스크 관리나 내부통제 등 내실 경영을 강조했다"며 "CEO로서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전임 행장들이 외형 확장에 무게를 뒀던 상황에서 내실을 관리해야 했던 타이밍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행장 시절 권 의장은 '마더십(mothership)'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명망이 워낙 좋으셨고 특유의 마더십으로 소통에 많은 신경을 쓰셨다"고 평가했다. 임원들과 소통은 물론 현장 직원과 소통을 중시했고 연말 부서 업무보고에 실무 팀장들을 참석시켜 고충과 의견을 들었다. 원활한 소통은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2014년 '1조 클럽' 진입 역사를 쓰기도 했다. 2015년엔 신한‧KB국민은행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순익(1조239억원)을 올렸다. 수익성 강화를 위한 무리한 대출 확대보다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일군 성과였다.

권 의장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리스크 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KB금융 지난 반기보고서에는 직전 리스크관리위원장이었던 권 의장에 대해 "부동산PF 등에 대한 건전성, 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 리스크, 그룹 신규 비즈니스 관련 리스크 등에 대한 점검 및 대응 방안을 조언하여 그룹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며 "균형 잡힌 시각과 온화한 인품으로 이사회와 경영진 간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여 이사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등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사외이사 연임 배경을 밝혔다. 특히 "자체 정상화 계획의 정교화와 고도화를 주문해 자체정상화계획이 실질적인 리스크관리 지침서로 활용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권 의장은 기업금융 및 외환 사업 전문가로서 KB금융의 해외 진출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측은 "그룹 해외 진출 시 복수 법무법인 검토를 통한 현지 법률 리스크 제거 필요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권 의장은 기업지배구조 및 ESG에 대해서도 높은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부터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기업 이사회의 다양성 제고와 선진화에 기여하고 있다.

 

권 의장과 내부통제위원회 이끌 사외이사들


지난 6월 말 기준 KB금융 이사회 인원은 총 9명이다. 권 의장(3연임)을 비롯해 조화준, 오규택(3연임), 여정성, 최재홍(재임), 이명활, 김성용 사외이사 7인과 KB금융지주 회장인 양종희 사내이사, KB국민은행 사장인 이재근 기타비상무이사(재임)로 구성됐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이사회 내 7개 상설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권선주 의장 체제 이후(3월 22일~6월 30일) 감사위원회에서는 지난해 회계연도 외부감사인 활동 평가를 비롯해 지난 1분기 준법감시업무 추진실적과 감사부서 감사 결과 등을 심의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는 그룹 및 계열사의 리스크 제한 조정안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상반기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원칙 및 후보군에 대해 결의했다.

이 기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회장 후보자군(롱리스트) 구성 원칙 및 후보군을 결의, 6월 20일에는 내부 후보자의 경영 현안을 보고 받았다. 연말 이재근 국민은행장 임기 종료가 다가오는 만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후보 선정과 더불어 은행장 경영승계계획 제정 및 후보자 선정을 위해 논의 후 결의했다.

당국은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통제위원회'를 추가 신설하도록 했다. 위원장은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하며 위원의 과반수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위원회 구성원에 대표이사를 포함할지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KB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이 같은 당국의 방침을 따르겠다고 밝혔고 개정법 시행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주주총회일까지 설치를 마무리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는 이사회에서 의장이 위원회 의견을 '번복'하는 데 영향을 줄 만큼 막강하다고 말한다. 지배구조법 개정 이후 내부통제 실패 시 책무구조도 상 책임을 지게 되는 의장이 향후 금융사 내부통제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이사는 내부통제를 총감독하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감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사위원회에서의 의사 결정을 제외한 위원회 결정은 이사회가 판단할 때 법률에 위반됐다고 판단이 되면 번복할 수 있다"며 "이때 의장이 이사회를 대표하기 때문에 의장은 사실상 영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내부통제 실패 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금융사 이사들에게 부담스러울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최주연 기자 prot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