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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대주주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이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4일 3자연합은 '한국형 선진경영 체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특별결의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한다고 밝혔다. 3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에 임시 주총을 요구하며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변경과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올렸다.
3자연합 측은 지난 7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주도한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 대해 "2년간 분쟁을 더 끌고 가겠다고 밝힌 현 경영진의 선언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부흥기를 이끌던 한미약품그룹을 성원하는 주주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기업가치 훼손을 2년간 방치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임 대표는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결과와 관계없이 저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3자연합은 정관변경을 포함해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임시 주총에서 통과될 경우 전문경영인 선임 절차를 순조롭게 밟아가겠다고 전했다. 3자연합이 추진하는 '한국형 선진경영 체제' 도입의 핵심은 '전문경영인 선임'이다. 3자연합이 추구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주주가 지분만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한미를 이끌어나가는 구조를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서 독립하겠다고 밝혔다. 3자연합은 "한미약품은 박 대표 체제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토대로 역대 최고 매출이라는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며 "신약개발 부문에서도 거버넌스 이슈와 무관하게 혁신 비만치료제 개발 등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연구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3자연합은 한미약품을 넘어 한미약품그룹 전체가 이러한 지배구조(거버넌스) 쇄신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자연합이 롤모델로 삼은 기업은 353년 역사의 가족기업 '머크'다. 머크는 독일의 한 약방에서 시작해 세계 5위권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한 기업이다. 3자연합 측에 따르면 머크는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2개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가족위원회는 머크 가문의 일원과 머크의 사업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를 혼합해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뽑힌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의 최고경영진이 선임된다. 1920년대부터 머크 가문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실현해왔다.
임주현 부회장은 "가족 주주들이 책임지고 회사를 지원하는 머크와 같은 성공 사례를 참고해 한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3자연합은 선진 지배구조 체제 확립에 뜻을 같이하고, 한미약품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확고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밝혀왔다. 올해 7월 송영숙 회장은 신 회장과 연합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임성기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주식을 매입한 것도 한미약품그룹이 통매각될 수 있는 위험을 배제하기 위함이었다고 부연했다. 3자연합은 "임 부회장은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휩쓸고 있는 '비만치료제' 개발을 직접 브랜딩했다"며 "신약개발 부문 총괄기획자로서 한미의 '신약정신'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자연합은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전문경영인과 함께 한미의 경영을 신속히 안정시킬 계획이다. 특히 소액주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회사와 주주가 함께 발전하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3자연합은 "임시 주총은 한미약품그룹이 한국에서 유례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모범이 되는 초석을 다지는 자리"라며 "대주주들이 이사회를 통해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한미약품그룹의 거버넌스 쇄신과 국내 경영계의 혁신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주주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3인연합 측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한미약품그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영 안정화"라며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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