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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대상네트웍스 합병한다
대상이 축산물 유통을 담당하는 대상네트웍스를 합병하기로 했다. 대상네트웍스는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이번 작업은 수입 육류 유통을 맡고 있는 대상홀딩스 산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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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축산물 유통을 담당하는 대상네트웍스를 합병하기로 했다. 대상네트웍스는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이번 작업은 수입 육류 유통을 맡고 있는 대상홀딩스 산하의 또 다른 자회사 혜성프로비젼에 관련 역량을 몰아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지주사 대상홀딩스와 사업회사 대상에 그룹의 주력 분야를 골고루 분배함으로써, 오너 3세 임세령·상민 자매로 이뤄진 그룹 경영 구도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5일 육류 유통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다음 달 대상네트웍스를 합병한다. 대상홀딩스는 앞서 지난 2019년 4월 대상네트웍스(당시 글로벌미트) 지분 51%를 40억원에 취득했다. 그해 하반기 지분 100%를 확보하며 축산물 도소매 사업을 확장했다. 대상네트웍스의 거래처 관계자는 “12월 대상이 대상네트웍스를 합병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지붕 아래 축산물 담당 2곳
올해 6월 말 기준 대상홀딩스 산하의 축산물 유통을 전개하는 회사는 국내에 대상네트웍스와 혜성프로비젼 두 곳이 있다. 대상홀딩스가 들고 있는 지분은 각각 100%와 70%다.
대상이 대상네트웍스를 합병하기로 결정한 건 그룹 차원에서 축산물 사업 구조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혜성프로비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대상네트웍스는 내리 적자를 겪고 있는 반면 혜성프로비젼은 알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대상네트웍스는 2019년 종속회사로 편입된 이듬해부터 매년 외형은 커졌으나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59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0억원 △2022년 46억원 △2023년 4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303억원 △696억원 △1025억원 △1294억원으로 늘었다.
혜성프로비젼이 대상그룹으로 들어온 시기는 2021년 11월이다. 당시 대상홀딩스는 이미 대상네트웍스를 통해 축산물 유통을 영위하고 있었음에도 비슷한 업종의 혜성프로비젼과 크리스탈팜스를 인수했다. 두 회사의 지분 70%를 각각 490억원, 385억원에 취득한 지주사는 이듬해인 2022년 4월 크리스탈팜스를 혜성프로비젼에 흡수합병시키며 한 차례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883억원(부대비용 포함)가량의 출혈은 초록마을 매각 등으로 충당했다.
그룹의 선택을 받은 혜성프로비젼은 이후 알짜 자회사로 거듭났다. 냉장·냉동 육류를 수입해 이마트와 쿠팡 등의 채널에 유통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22년 회계연도(22.04~22.12)에 39억원의 영업손실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며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같은 시기 매출 역시 전년 2695억원 대비 56.1% 늘어난 42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상홀딩스 자회사 중 대상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두 자회사의 성적표가 상반되다 보니 사업적으로 혜성프로비젼에 힘이 쏠리는 분위기는 올해 들어 몇 차례 감지됐다. 9월 혜성프로비젼이 한우 유통업체인 홍우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기존 수입 육류에서 한우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힌 셈이다. 반면 대상네트웍스는 지난 2021년 출범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정육 플랫폼 '고기나우' 서비스를 지난 6월 종료하는 등 사업 축소 절차를 밟기도 했다.
향후 대상네트웍스가 대상에 합병된다면, 그룹 내 축산물 유통 사업의 축은 기존 '대상홀딩스→대상네트웍스(100%)·혜성프로비젼(70%)'에서 ‘대상홀딩스→혜성프로비젼(70%)’으로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세령·상민 ‘3세 자매경영’에 쏠리는 눈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그의 동생 임상민 대상그룹 부사장은 그간 축산물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온 인물이다. 2021년 전무에서 현 직급으로 승진한 임세령 부회장은 대상홀딩스에서 등기임원이자 총괄 업무를, 지난해 3월 마찬가지로 전무에서 승진한 임상민 부사장은 대상에서 등기임원이자 전략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기이사직은 인수합병 등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이번 대상네트웍스 합병은 임세령 부회장과 임상민 부사장으로 이뤄진 그룹의 자매경영 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자매가 대상홀딩스와 대상을 나눠 맡는 후계를 염두에 두고, 핵심 먹거리인 축산물 사업을 분배해 균형을 맞추려는 밑그림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현시점 임세령·상민 자매를 둘러싼 대상그룹의 승계 구도는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다. 자매는 대상홀딩스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6.7%를 보유한 동생 임상민 부사장이다. 임세령 부회장은 20.4%를 들고 있어 2대주주다.
이 부분만 보면 임상민 부사장으로 무게가 쏠린다. 하지만 2009년 이혼 후 느지막이 경영에 참여한 임세령 부회장이 동생보다 승진 속도가 더 빨랐다는 점, 2021년 전무에서 부회장으로 직행했다는 점에서 임세령 부회장의 차기 총수를 점치는 의견도 많다. 여기에 임세령 부회장은 동생과 달리 대상의 지분 0.5%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타 형제·자매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들처럼 향후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각자 나눠 맡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점에서 성장성이 높은 육류 사업을 대상홀딩스와 대상에 나눠준 것”이라고 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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