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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해 말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계열사 편입을 확정했다. 다만 인수에 따르는 부담은 적지 않다. 부실해진 한온시스템의 재무를 정상으로 돌려 놓아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대주주에게는 약속한 풋옵션 행사 가격은 현재 주가보다 26% 이상 높다. 재무 및 실적 개선, 주가 부양 부담을 해결할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한온시스템, 높은 부채·낮은 영업이익…정상화 과제로
2015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을 인수했다. 지분율은 한앤컴퍼니 50.5%, 한국타이어 19.49%이며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가져갔다.
짚어봐야 할 점은 대주주 변경 이후 한온시스템의 재무 변화다. 인수 이전인 2014년 연결기준 부채비율 및 총차입금은 각각 94%, 4014억원이었다. 2015년은 부채비율 92.2%, 총차입금 4010억원으로 안정적인 재무를 보였다.
문제는 인수 이후 발생했다. 대진유니텍 자동차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1200억원을 집행했고 2018년에는 마그나그룹 공조사업부(FP&C) 인수를 위해 1조3813억원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이 이뤄졌다. 2018년 말 기준 차입금은 1조6719억원으로 인수 이전(2014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
또 한온시스템의 부채비율은 2015년 말 92.2%에서 △2016년 말 102.8% △2018년 말 203% △2020년 말 248.6% △2022년 말 283.9%로 올랐다. 지난해 말에는 268.5%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다. 지난해 한 해 부담한 이자만 1857억원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하락추세다. 2021년 4.4%에서 2022년 3%, 2023년 2.9%로 떨어졌다. 2021년 말 기준 3107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67억원, 2023년 589억원으로 급감했다.
실적 개선·주가 부양 병행 부담…빅스 단행하나
한온시스템의 기존 대주주였던 한앤컴퍼니는 지분율 23%를 한국타이어에 매각하며 대주주 지위를 넘겼다. 또 잔여지분 중 최대 40%(5871만8000주)를 2027년 초에 5200원으로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풋옵션 행사 가격은 이날 15시 기준 주가(4130원)과 비교하면 26% 높다.
이에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 후 주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조현범 회장이 성사시킨 초대형 M&A인 만큼 한국앤컴퍼니 그룹으로서는 성공적인 실적 개선, 주가부양, 기업 가치 제고 등을 병행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한온시스템이 새 출발을 위해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빅배스는 부실 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손실을 일회성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다음해 실적은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경영진 변화에 맞춰 잠재부실을 드러내고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키움증권은 한온시스템이 2024년도 회계에서 빅배스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생산성 낮은 중국, 유럽 공장 청산 등으로 구조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단행한다면 2025년부터는 재무 건전성은 물론 수익성도 크게 제고될 수 있다 견해도 밝혔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견된 빅배스를 최대한 올해 반영하고 내년을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인 상황"이라며 "빅배스가 단행될 경우 한온시스템 주가 회복탄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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