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대한항공, 돋보이는 재무안정·현금창출력…아시아나 인수 부담 없어

Numbers_ 2024. 11. 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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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돋보이는 재무안정·현금창출력…아시아나 인수 부담 없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열쇠를 쥐고 있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기업 결합 승인 결정을 내렸다. 조원태 회장이 M&A 의지를 밝힌지 4년만이다.양대 항공사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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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대한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열쇠를 쥐고 있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기업 결합 승인 결정을 내렸다. 조원태 회장이 M&A 의지를 밝힌지 4년만이다.

양대 항공사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재무 안정성 개선, 현금창출력 제고 등의 노력을 병행한 만큼 차입보다는 자체 마련한 현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초읽기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C의 기업 결합 승인 결정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가늠하는 핵심 이슈였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계획을 밝혔다. 또 최근까지 신고 대상국 14개국 중 12곳의 승인을 받았지만 최대 시장인 EU와 미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아직 미국의 승인이 남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미국 경쟁당국은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이를 승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심사 대상 14개국 중 13곳의 승인을 받은 만큼 미국 승인은 무난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여객 및 화물 부문 10위권 이내의 초대형 항공사가 되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매출은 총 20조원대에 이르며 항공기는 200대 이상이다. 

 

든든히 쌓은 곳간…재무 부담 없을 듯

 

미국 국의 기업 결합 승인 후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한다. 투입 예상 금액은 1조5000억원 수준이며 지분 인수 후 2년이 지난 시점에는 물리적·화학적으로 완전한 합병이 이뤄진다. 

양대 항공사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4년여간 사업 외형을 줄이는 대신 자본을 쌓고 현금창출력을 높이는 선택을 했다. 곳간을 든든히 쌓은 만큼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말 실적(별도)은 매출 4조2408억원, 영업이익 6186억원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8%, 18.9%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율은 14%, 4.6%을 기록했다. 

돋보이는 것은 이익률 개선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468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5869억원)의 92.5%를 이미 채운 상태다. 지난 3년간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0~20% 수준에 형성됐다. 

자료 = 대한항공 IR 자료


부채비율도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2019년 813.9%에 달했지만 △2020년 635% △2021년 275% △2022년 204% △2023년 202% △2024년(3분기) 199%로 낮아지는 추세다. 2019년 61.7%에 달했던 차입금 의존도는 30%대로 낮아졌다. 

재무 안정화 과정에서 상당한 현금을 확보한 것도 인수자금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이후 약 2조6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기내식·기내판매 사업부 매각(9000억원) △송현동 부지 매각(5500억원) 등 비주력 사업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이에 대한항공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4조1028억원에서 올해 3분기말 4조7125억원으로 늘었다. 재무구조 안정은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이 증가하는 토대가 됐다. 3분기말 총 유동자산은 8조1411억원으로 유상증자 이전(2021년, 6조3738억원)과 비교하면 2조원 가까이 순증했다. 

이처럼 지난 4년여간 대한항공은 이익창출력 개선, 안정적인 부채관리 등으로 내실을 다졋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재무적인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C승인 직후 미국 경쟁당국(DOJ)에 EU 경쟁당국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했다"며 "큰 이상이 없다면 올해 12월 안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해 거래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