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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전문기업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가 넉넉한 현금자산을 기반으로 재무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투자 받았고 기존 CB의 상환을 진행 중이다. 영구채 발행 과정에서 현물출자 계약을 활용해 지배력도 유지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이다.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2021년 발행했던 7회차 CB 일부를 25일 취득했다. CB는 300억원 규모로 발행됐고 139억원은 전환하고 138억원은 상환하면서 이제 23억원의 잔액만 남겨놓은 상태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부채로 잡혔던 기존의 CB를 정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2억원의 적자를 내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재무구조 안정화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는 올 초에 발행한 1300억원 규모의 영구 CB가 기반이 되고 있다. 영구채는 부채로 인식되는 일반적인 CB와 달리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다. 덕분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는데도 자본을 늘리고 부채는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915억원으로 1000억원에 육박했지만 올 3분기 말에는 775억원으로 15.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영구채 발행에 힘입어 215.7%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56.6%에서 42%로 내리는데 성공했다. 실적 부진으로 결손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영구채 발행은 재무 개선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규모 CB 발행에 따라 발생하는 지배력 약화도 해소했다. 당시 최대주주인 이민규 대표는 투자자인 IMM인베스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케플러와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보유하고 있던 지분 27.48%를 케플러에 현물출자 했고, 대가로 케플러의 의결권을 50% 취득했다. 덕분에 이 대표는 케플러가 투자한 CB 전환에 따른 희석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영구 CB의 장점은 기한이익상실(EOD) 사유를 협소하게 적용해 만기가 두텁게 보장된다는 점이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상황에 따라 영구 CB의 만기를 무한히 연장시킬 수 있고 상환의무 역시 단독의사로 회피할 수 있다. 전환청구 기간은 2025년 4월11일부터 2054년 3월11일까지로 정했다. 주주들은 내년 4월 이후부터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9월 공시한 정정신고서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양사가 체결한 변경합의서에는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가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연체이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담고 있다. 만약 연체이자가 발생하면 원리금에 대해 연복리 6%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밖에 기한이익상실 사유와 이에 따른 상환청구권 등 사항을 적시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유지보수운영(MRO)을 비롯해 우주발사체, 민수 및 방산 항공기, 우주항공원 소재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주력인 MRO 사업은 전체 매출의 40~50%를 차지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맡았다. 이런 가운데 무인기 등 신규 사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2억원을 썼고 올해는 3분기까지 14억원을 투입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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