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바로가기
NPX프라이빗에쿼티(PE)를 운영하는 사무엘 황 대표가 코스닥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배경이 관심이다. 증시에 등장한 지 3년 만에 그룹사 수준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다만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논란이 될 만한 자금 흐름이 발견되고 있다.
사세확장의 시작 'NPX홀딩스'…스타트업 투자자로 등장
NPX홀딩스는 2008년 7월 1000만원을 자본금으로 하고 최초 '엠앤에이리더'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사명은 이후 뉴패스웨이벤쳐스코리아(2015년), NP에쿼티파트너스(2016년), NPX(2021년), NPX홀딩스(2023년) 등으로 변경됐다. 황 대표가 이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한 시기는 2015년 11월이다. 기존 회사를 인수했던 것인지, 처음부터 이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처음엔 M&A 컨설팅, 법인 컨설팅, 분할합병 컨설팅을 사업 목적으로 했다가 하나 둘 늘어났다. 2015년 세무·금융컨설팅, 부동산임대업을 추가했는데 올해 6월 국내외 기업에 대한 재무적 투자 및 자금의 대여 기타 융자업, 국내외 기업에 대한 경영자문업, 투자자문업, 부동산매매업, 교육 콘텐츠 개발업, 소프트웨어 유지 보수업, 부가 통신사업 등의 사업 목적까지 추가했다. 현재 NPX홀딩스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인물은 황 대표와 최주용 공동대표다.
NPX홀딩스 사내이사로 취임한 황 대표는 2018년 12월 NPX PE를 설립한다. 처음에는 엔피인베스트먼트로 시작했지만 2021년 8월 사명을 NPX PE로 변경했다. 현재 황 대표 외에도 사내이사에 천상현, 이조영 씨가 있고 민응기 씨가 감사를 맡고 있다.
황 대표는 NPX PE로 사명을 바꾼 후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다. 시작은 코핀커뮤니케이션즈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2019년 8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 유영학 대표가 차린 콘텐츠 기업이다. 웹툰 제작, 벤처투자업 등 사업목적은 다양하지만 콘텐츠 영역에 집중된 곳이다.
NPX PE는 2021년 9월 코핀커뮤니케이션즈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2022년 1월에는 약 5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NPX PE로부터 투자받은 후인 2022년 7월 사명을 '테라핀'으로 변경했다.
지배구조를 보면 NPX PE는 테라핀스튜디오를 통해 테라핀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말 기준 테라핀의 최대주주는 테라핀스튜디오다. 테라핀의 지분 96.14%를 보유하고 있다. 테라핀스튜디오 설립은 2021년 9월이다. NPX PE가 코핀커뮤니케이션즈에 처음 투자했던 때와 맞물린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의 창업자인 유 대표는 테라핀스튜디오의 지분 18.81%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까지 황 대표가 테라핀스튜디오를 통해 테라핀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그렇다면 NPX PE가 테라핀스튜디오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테라핀스튜디오의 주요주주는 황 대표 외에 'NPX콘텐츠펀드2 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와 'NPX 테라핀 액세스 엘엘씨'가 있다. 각각 테라핀스튜디오의 지분 30.98%, 13.63%를 보유하고 있다. NPX콘텐츠펀드2 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GP)은 NPX PE다. 즉 NPX PE가 조성한 펀드인 것을 알 수 있다. 황 대표는 '사무엘 황→NPX PE→테라핀스튜디오→테라핀'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황 대표는 테라핀스튜디오를 통해 사세 확장에 나선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 다음 타깃은 투믹스다. 투믹스는 성인 웹툰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NPX PE가 투믹스에 202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고 밝힌 시기는 2022년 7월이다. NPX PE는 투믹스 인수 이전인 2022년 4월 투믹스홀딩스를 설립한다. 투믹스홀딩스 설립 시기를 보면 사실상 협상은 이전에 이미 많이 진척돼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투믹스홀딩스가 투믹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투믹스홀딩스의 지분 83.05%는 테라핀스튜디오가, 16.95%는 테라핀이 보유하고 있다. NPX PE는 투믹스홀딩스를 통해 투믹스를 지배한 셈이다. 여기까지 '사무엘 황→NPX PE→테라핀스튜디오→테라핀→투믹스홀딩스→투믹스'로 이뤄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 인수에 사용했던 테라핀스튜디오를 사실상 지주사로 활용했다. 투믹스를 인수하며 투믹스글로벌과 라라툰을 관계기업으로 데려왔다.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로…NPX홀딩스 직접 나서
황 대표는 투믹스 인수 후 코스닥 상장사까지 손을 뻗친다. 2023년 6월 투믹스홀딩스는 수성샐바시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2.3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수성샐바시온은 올해 2월 사명을 수성웹툰으로 변경한다.
황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2월 김완수 전 바이옵트로 대표가 가지고 있던 바이옵트로 지분 6.95%를 장외매수로 인수한다. 여기서 NPX홀딩스가 등장한다. 황 대표는 투믹스홀딩스가 아닌 직접 지배하고 있는 NPX홀딩스를 통해 바이옵트로를 인수한다. 바이옵트로를 인수할 때 NPX PE의 지분 100%를 NPX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것도 드러났다. NPX홀딩스는 NPX PE 외에도 테라아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2024년 6월 흡수합병했다.
NPX홀딩스는 바이옵트로의 구주 인수와 함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2.46%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바이옵트로의 사명을 NPX로 변경했다.
NPX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김 전 대표의 지분을 매입했을 때만 해도 지분 83.54%를 보유하고 있던 황 대표였다. 이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때는 황 대표와 'ZACHARY LU'가 45.51%씩 보유하고 있는 공동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황 대표는 NPX홀딩스를 통해 NPX와 NPX PE를 지배하고 NPX PE를 통해 수성웹툰과 테라핀, 투믹스를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러한 지배구조 구축에 걸린 기간은 3년 안팎이다.
수성샐바시온, 본업과 상관 없는 투믹스 인수…회수 전략?
관건은 자금조달이다. 황 대표는 투믹스 인수에만 2020억원을 들였고 코핀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옵트로와 수성샐바시온을 인수할 때 투자한 자금까지 합하면 3000억원이 넘게 들었다. 다만 수성샐바시온이 투믹스 지분 취득에 나선 것을 두고 잡음이 나온다.
2023년 7월 투믹스홀딩스는 수성샐바시온에 투믹스 지분 41%를 넘기면서 약 717억원을 회수했고 지난달 추가로 지분 30%를 480억원에 넘기며 총 1200억원을 회수했다. 수성샐바시온은 투믹스 지분 인수 이유에 대해 "신규사업 진출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성샐바시온을 이용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수성샐바시온은 원래 전동지게차를 만들던 곳이다. 최대주주가 투믹스홀딩스로 변경되고 대표이사에 테라핀의 유 대표가 선임되면서 본업과 상관 없는 투믹스의 지분 취득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황 대표에 대해 "국내 증시에 갑자기 등장한 인물은 아니다"라면서도 "코스닥 상장사를 통한 자금조달 방식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Governance > 지배구조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바웃 G] 삼화페인트, 日 파트너 '츄고쿠도료' 지분 4% 든든한 우군 (0) | 2024.12.09 |
---|---|
[어바웃 G] 한동주 모아주택산업 회장, 지분 100% 확보한 까닭은 (0) | 2024.12.03 |
[어바웃 G] SK디앤디, 최창원 SK 부회장 '미완의 부동산' 퍼즐조각 자리매김 (0) | 2024.11.29 |
[공익재단 톺아보기] HL홀딩스, 자사주 재단 출연 '의결권 부활' 우호지분 4.9% 확보 (0) | 2024.11.26 |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영풍 0.68% 지분 차남에게 매각한 까닭은 (0) | 2024.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