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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X 톺아보기]② 메자닌 동원 거침없는 조달

Numbers_ 2024. 12. 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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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X 톺아보기]② 의심받는 무자본 M&A, 메자닌 동원 거침없는 조달

NPX그룹이 메자닌 형태의 증권 발행까지 동원하며 거침없이 자금조달을 해 가자 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차입 등 다양한 방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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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X그룹이 메자닌 형태의 증권 발행까지 동원하며 거침없이 자금조달을 해 가자 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차입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기존 주주 보유 주식가치 희석이나 재무건전성 악화 등 각종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자금 조달과 사세 확장이라면 그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일반적 현상이다.


우회상장 가능성까지


NPX그룹은 2022년부터 외형 확장을 시작했다. 당시 NPX그룹의 사모펀드 운용사 NPX PE는 미국 소재 자회사 법인 테라핀스튜디오를 통해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투믹스를 202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NPX PE와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테라핀스튜디오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대림이 500억원의 가장 큰 규모 자금을 투입했고 위메이드플레이, 우리은행이 각각 150억원, 100억원을 출자했다.

NPX그룹 지배구조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기부등본 /그래픽=박진화 기자


NPX PE는 테라핀스튜디오를 나스닥 시장에 스팩(SPAC) 상장해 FI의 엑시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장이 불발되면서 투자금 회수 방안을 다시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NPX PE는 지난해 8월 특수목적법인(SPC) 투믹스홀딩스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인 수성웹툰(구 수성샐바시온)을 인수했다. 수성웹툰이 가장 최근 공시 기준, 투믹스 지분을 70.02%까지 추가 취득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투믹스가 수성웹툰의 자회사로 들어간 이후 합병을 진행해 우회상장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됐다.

문제는 투자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각종 조달을 추진하며 부담을 키웠다는 점이다. 수성웹툰은 투믹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여기에 추가로 차입금까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성웹툰은 투믹스 지분을 매각하는 투믹스홀딩스 및 FI를 대상으로 CB를 발행했다. 유상증자 자금도 투믹스홀딩스로부터 조달했다. 결국 수성웹툰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투믹스홀딩스에게 자기 지분을 넘기고 매입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수성웹툰은 당초 인수에 필요한 충분한 현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사실상 무자본 M&A를 진행했다.

 

수성웹툰 CB 발행내역/ 그래픽=박진화 기자

 

수성웹툰은 지난해 8월 717억원을 투자해 투믹스 지분 41%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24회차(125억원), 25회차(40억원) 두 차례에 걸쳐 총 165억원 규모 CB를 발행하여 인수 자금을 조달했으며, 나머지 대금은 현금 지급하는 것으로 공시돼 있다.

아직 양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투믹스 지분을 담보로 CB를 발행하기도 했다. 투믹스 지분을 최종적으로 확보한 2023년 8월 4일 이전, 수성웹툰은 투믹스 지분 41%에 더해 주식회사 테라핀 지분 96.14%를 담보로 23회차 CB를 발행하여 140억원을 조달했다.

해당 CB의 만기는 모두 2026년 7월이나 그 전에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23회 CB의 경우 표면이자율(쿠폰금리)이 3%, 만기이자율이 9.5%의 고금리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다만 투자자인 투믹스홀딩스가 대주주로서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오버행리스크는 크지 않다.

 

수성웹툰 차입금 규모/그래픽= 박진화 기자

 

아울러 수성웹툰은 지난달 투믹스홀딩스 대상으로 11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 완료 후 최대주주 투믹스홀딩스의 수성웹툰 보유지분은 가장 최근 공시 기준 54.53%로 50% 이상이다. 또 기존에 발행한 CB를 담보로 110억원 이상의 차입도 진행했다.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지난해 상반기 말 240억원이었지만 연말에는 47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 3분기 말에는 368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잇따른 상장사 인수…NPX, 발행 CB 대금 미납


NPX그룹은 각종 부담을 야기하는 수성웹툰의 인수에 더해 추가 인수도 진행했다. 계열사인 NPX PE는 지난해 12월 자금을 조달해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했다. NPX PE의 지분 100%를 보유한 그룹사의 지주회사 엔피엑스홀딩스를 통해 바이옵트로를 인수한 후 사명을 NPX로 변경했다.

NPX홀딩스는 유상증자, NPX가 발행한 CB 인수, 김완수 전 NPX 대표가 보유한 구주 인수를 통해 NPX 경영권 인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와 경영권 양수도 대금을 모두 늦게 납입했다. 77억원 규모의 CB 대금도 납입하지 않았다.

NPX는 결국 지난달 CB 발행 결정을 철회하며 공시를 번복했고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한국거래소로부터 벌점 3점을 받았다.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대상이 될 수 있다.

NPX는 이미 올 2월부터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3억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내년 3월까지 개선기간이 주어지고 이후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될 때까지 주식거래가 정지된다.

강기목 기자 ke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