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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연말께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활용해 6500억원을 조달한다. 지난달 해외 자회사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LCLA) 지분 40%를 토대로 약 6600억원의 실탄을 끌어온 것의 연장선이다.
롯데케미칼은 핵심 투자를 거의 마무리 지은 까닭에 해외 자회사를 활용해 조달한 자금을 모두 채무 상환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3월까지 갚아야 할 기업어음(CP), 공모 사채 규모 가 총 6800억원에 달하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금융 상환도 검토하고 있다.
연초부터 줄줄이 상환일 도래
롯데케미칼은 내년 초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CP가 순차적으로 만기 도래한다. 연말 올해 9월 발행한 3개월 짜리 CP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상환일이 다가온다.
우선 롤오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롤오버는 상환 기일이 돌아온 부채를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롤오버가 안 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기존 발행한 사채 관련 기한이익 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모든 상황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도 "롤오버가 어렵다면 상환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내년 초부터 공모 사채도 줄줄이 만기가 도래한다. 특히 이번 롯데그룹 위기설의 시발점이 된 EOD 사유가 확인된 발행물 중 일부도 포함됐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EOD 선언을 막아내기 위해 이달 채권 투자자와 첫 대면한다. 업황 부진으로 힘든 롯데케미칼의 신용보강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주는 등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 지원 의지를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재무 비율 유지 의무를 위반한 채권은 총 2조원 규모로 웨이버(적용 유예)를 받아낸다면 만기시 순차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가장 먼저 상환해야 할 채권은 2022년 2월 말 발행한 3100억원 규모의 사채다. 당시 3년, 5년, 10년 등 장기 트랜치로 총 3건을 발행했으며 이 중 조달 규모가 가장 컸던 3년물 상환이 임박했다. 잇따라 작년 3월 발행한 700억원 규모의 공모채도 만기일을 맞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당시 빌린 차입금 중 일부도 상환을 검토하고 있다. 2023년 롯데케미칼이 조달한 인수금융 가운데 7000억원 규모 차입금이 내년 3월 만기다.
조달 전선 차질…자산 활용 현금 확보
과거 롯데케미칼은 튼튼한 기초 체력과 신용도를 발판 삼아 손쉽게 차입 조달했다. 자금을 끌어 모아 부채 상환과 신규 투자에 균등하게 배분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3조1000억원 △2023년 6조3000억원 △2024년 2조5000억원 등 3년 연속 대규모 신규 투자를 감행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등 굵직한 투자가 대부문 마무리됐다.
이런 까닭에 향후 모이는 자금은 모두 차입금 축소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이 상환 의무를 갖는 단기 차입금만 3조원에 달하며 계열사까지 넓히면 총 5조원의 부채가 1년 내 만기가 도래한다.
기존에는 신규 발행한 채권으로 대체하면서 만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면 화학 시황이 급변한 현재 롯데케미칼의 조달 전선은 녹록지 않다. 차입 조달 보다 자산을 활용해 가용 현금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방식이 일 순위로 검토되고 있다. 일례로 롯데케미칼은 이달 말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지분을 활용해 6500억원을 확보한다.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는 2025년 가동 예정인 라인 프로젝트를 주도한 곳으로 롯데케미칼(49%)과 LC 타이탄(51%)이 지분을 보유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법인 지분 40%를 증권사가 만든 SPC 2곳에 넘기고 해당 지분을 기초로 PRS(주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어 6600억원을 조달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을 이용한 조달 계획 역시 PRS 방식이 유력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연말까지 조달을 모두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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