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어바웃 G] 정몽진 KCC 회장, KCC글라스 지분 증여 '계열분리' 속도낼까

Numbers_ 2024. 12. 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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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G] 정몽진 KCC 회장, KCC글라스 지분 증여 '계열분리' 속도낼까

KCC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계열분리가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KCC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막냇동생 고 정상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금강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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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KCC


KCC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계열분리가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KCC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막냇동생 고 정상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금강스레트공업을 효시로 하는 기업집단이다.

2021년 정상영 명예회장이 작고한 뒤 세 아들이 각각 KCC, KCC글라스, KCC건설을 나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세 형제의 지분이 얽혀있어 계열 분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기업의 총수(동일인)로 지정된 인물은 첫째 정몽진 회장이다.


차남 정몽익 회장 일가, KCC글라스 지분율 확대


KCC그룹은 실질적으로는 각 형제가 독자경영을 하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지주사격인 KCC와 신한벽지를 거느리는 케이씨더블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둘째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를 지배하며 금강레저에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지배하고 있다.

자본시장 업계에서는 KCC그룹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KCC그룹 측은 회사 차원의 계열분리 추진에 대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형제간의 지분 정리 작업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몽진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 2.78%를 동생 정몽익 회장의 아내 곽지은 씨와 조카(정선우, 정수윤, 정제선, 정한선, 정연선)에게 증여했다. 해당 증여로 정몽익 회장 가족 지분율은 31.34%로 늘게 됐다. KCC글라스의 전체 특수관계인 지분 43.82% 가운데 72%의 비중을 가져가게 된 것이다.
 


정몽진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계수와 조카에게 증여하면서 각사의 독립 경영 기조는 더욱 짙어지게 됐다. 정몽진 회장이 증여한 KCC글라스 지분은 시가 기준 170억원 규모다.

정몽익 회장은 7월부터 KCC글라스 지분을 꾸준히 장내매수하며 지분율을 확대해 왔다. 반대로 자신이 보유한 KCC 지분은 매각하며 지분율을 낮춰왔다.

형제간의 지분 정리가 시작되면서 향후 KCC와 KCC글라스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 중인 케이씨더블유, 금강레저 등에 대한 지분 정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진 회장, KCC 지분 매수 계획 발표


정몽진 회장은 KCC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KCC는 9일 주요주주 거래계획 보고서 공시를 통해 정 회장이 개인자금 87억원을 투입해 KCC 주식 3만7454주를 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내년 1월 한달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 매입에 나선다.

해당 거래가 마무리되면 정 회장의 KCC 지분율은 19.58%에서 20%로 증가하게 된다. 차남 정몽익 회장의 KCC 지분율은 5.5%에서 4.14%로 감소한 상태다.

정몽진 회장의 KCC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오너 3세 승계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장녀 정재림 상무는 1990년생으로 현재 KCC에서 경영전략부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 웰즐리 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6년 전 KCC에 입사했다.

정 상무는 KCC싱가포르, 엠오엠홀딩스의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엠오엠홀딩스는 미국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MPM)를 지배하고 있는 회사다. KCC는 2021년 실리콘 사업을 엠오엠홀딩스 아래로 수직계열화 했다. 

정 상무는 KCC가 실리콘 사업 확장을 위해 MPM을 인수할 당시 인수단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 사업 부문의 성장에 따라 정 상무가 해당 사업 부문을 이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 상무는 KCC 지분 0.62%를 보유 중이다. 다만 남동생 정명선 씨 역시 0.6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3세 승계 구도는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정명선 씨는 1994년생으로 아직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KCC 관계자는 "최근 IR 조직 신설 등 주주 소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번 장내매수 계획도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공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