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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지주그룹의 오너일가는 지주사 ‘아이에스지주’를 통해 수십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동일인(총수)인 권혁운 회장과 그의 두 자녀 권민석·권지혜 씨 등 3명만이 지배력의 근원인 아이에스지주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그러나 지주사를 중심으로 구축했던 지배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아이에스지주는 지난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일신홀딩스’를 새 주주로 맞았다. 일신홀딩스는 권 회장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가진 가족회사다. 권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주사 지분을 넘겨 막대한 증여세를 내는 것보다 저렴한 방법으로 승계를 진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에스지주그룹은 올해 국내 재계서열 71위인 건설업 특화 기업집단으로 자회사 아이에스동서의 아파트 브랜드 ‘에일린의 뜰’과 고급 주상복합 브랜드 ‘W’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대 건설폐기물 처리 업체인 인선이엔티도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일신홀딩스, 지주사 유상증자 참여 ‘11%’ 지분 취득
일신홀딩스는 지난해 10월 아이에스지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주사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일신홀딩스 지분은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이사회 의장과 권지혜 내일을사는사람들 대표가 각각 70%, 30%를 보유하고 있다.
일신홀딩스는 지주사 지분 11%에 해당하는 보통주 38만777주를 715억원에 취득했다. 이를 통해 지주사의 최대 지배력이 권 회장에서 두 자녀에게로 넘어갔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아이에스지주의 최대주주는 권 회장으로 과반인 56.3%를 소유했고 나머지가 두 자녀의 지분이었다.
그러나 일신홀딩스가 주주로 참여한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권 회장의 지분율이 49.94%로 하락했다. 나머지 주주 구성은 권 의장(27.1%, 91만104주), 권 대표 (11.62%, 39만44주), 일신홀딩스(11.34%, 38만777주) 등이다. 두 자녀의 개인 지분에 일신홀딩스 지분까지 더하면 50%를 넘게 된다. 권 회장은 지분을 직접 넘기는 것보다 유상증자를 통한 가족회사의 주주 편입이라는 경제적인 방법으로 두 자녀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두 자녀의 지주사 지배력을 키운 동시에 전체 내부지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아이에스지주그룹의 자본금은 지난해보다 415억원 늘어난 2905억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이 증가한 탓에 오너일가의 투자 비중이 감소하며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었지만 계열회사 지분율을 끌어올리며 이를 상쇄했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전년 대비 1.06%p 하락한 6.33%지만 계열회사 지분율은 4.19%p 상승한 82.75%다. 계열회사 지분율이 높아진 데 힘입어 전체 내부지분율은 2.88%p 오른 89.56%를 기록했다.
승계 축 일신홀딩스 ‘크린텍 매각’ 유상증자 대금 마련
일신홀딩스의 전신은 아이에스건설로 초기에는 건설, 분양 등 부동산 관련 사업을 했다. 연결기준으로 2015년 매출 2148억원을 올렸고 분양수익 1990억원, 공사수익 158억원 등을 기록했다. 2016~2017년에는 각각 3548억원, 5288억원의 연간 매출을 냈다.
2018년에는 부동산 매출이 급감했으며 2019년에는 152억원의 매출 대부분을 호텔사업에서 올렸다. 투자형 지주사로 변신한 시점은 2020년으로 예상되며, 연간 매출에서 4억원의 지분법이익이 확인된다. 이후 연간 지분법이익은 2021년 84억원, 2022년 12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123억원으로 지분법이익이 대부분(917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50억원, 652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종속기업으로는 미국의 ILSHIN HOLDINGS INC(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100%), 싱가포르의 ILSHIN HOLDINGS PTE LTD(100%), 씨에이씨파트너스자산운용(86.6%), 씨에이씨파트너스(64.4%), 트리엔파트너스(100%) 등이 있다.
투자사로 변신한 일신홀딩스의 2022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8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715억원에 달하는 지주사 유상증자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5년 5월에 인수한 스팀생산 업체 크린텍의 지분을 매각했다. 일신홀딩스는 지난해 10월 크린텍 지분 전량(82.11%)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F프라이빗에쿼티에 처분하며 약 117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막대한 현금이 유입되며 재무상태도 개선됐다. 지주사 유상증자에 참여한 후에도 오히려 현금 보유액이 늘었다. 2023년 말 기준 유동자산은 422억원이며 이 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04억원이다. 유상증자 참여 이전인 2022년 말보다 약 170억원 이상 현금이 불어났다.
권 의장과 권 대표의 지주사 개인 지분도 일신홀딩스에서 나왔다. 2018년 일신홀딩스 건설사업부를 분할해 아이에스지주에 합병했고 두 자녀는 이에 따라 각각 91만104주, 39만44주의 신주를 받았다. 여기서 확보한 지주사 주식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아이에스지주그룹의 규제 대상 회사 수는 지난해보다 2개 감소한 13개다.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회사는 6개이며 이 회사들이 지분을 50% 이상 초과 보유한 회사가 7개다. 전체 36개 계열사 중 아이에스동서와 인선이엔티 등 2개 회사가 상장돼 있으며 공개비율은 5.6%다. 전체 계열사의 자본금은 2905억원, 공개회사의 자본금은 387억원으로 자본금을 기준으로 한 공개비율은 13.3%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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