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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이 점쳐지는 가운데 PE가 수익성 개선 중심의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PEF 20년 성과와 전망’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국내 PEF가 제도 도입 이후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양호한 투자 성과를 거뒀으며 가치 제고도 일정 부분 이뤄졌다고 봤다. 다만 추가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출자자 유형의 다변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한 운용(오퍼레이션) 밸류업 역량 강화 등의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국내 PE의 기업 재무 성과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소수지분 투자가 특히 총자산, 매출액 기준 등의 측면에서 강한 성장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수익성 개선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해외투자 확대를 통한 브랜드 구축, 대외소통 등과 관련한 업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PE가 전반적인 산업에 기여하는 등 외형적으로 성장했으나 펀딩 결성 규모 증가율이 추세적 하락세에 있다”며 “질적 성장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PE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투자 확대 및 역외 펀드 결성을 통해 해외 출자자 유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과 일반 이해관계자에 주목받고 있는 만큼 대외소통을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출자 적격 요건이 다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PE의 실질적 투자기구가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다소 협소하게 정의돼 있다”며 “이를 유동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외 PE 동향 및 이슈 점검’을 주제로 발표한 오선주 삼일PwC 경영연구원 이사는 내년부터 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투자 제반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압박 △자금시장 경색 완화 △에너지 전환 지속 △비즈니스 모델 변화 필요성 증대 등의 이유로 PEF 시장의 투자, 엑시트, 펀드레이징(자금 조달) 등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이사는 “국내 PEF 포트폴리오 내 절반 이상의 기업이 보유기간 4년이 넘어가면서 출자자 등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 회수(엑시트)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이일드 채권·레버리지 대출 등 위험도 높은 자금 시장의 경색도 완화된 데다 포트폴리오 전환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며 “기업과 PEF 모두 트럼프 당선 이후 인공지능(AI) 등의 첨단 산업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PEF 업계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발맞춰 규제도 강화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구자현 KDI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PEF 시장은 가급적 규제를 하지 않는 방향이었으나 규모와 경제적 파급력이 커져 규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PEF도 펀드 운용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시장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준경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국내 PEF 설립 요건의 허들이 낮아 GP(운용사)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소형 운용사의 경우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등이 잘 지켜질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수의 LP가 출자했는지, GP와 LP간 특수 관계가 있는지 등을 공시하거나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방식의 시스템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자발적인 정화 및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경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사무관은 “PEF의 펀드 운용을 두고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수익 극대화 추구 과정에서 고용, 성잠 잠재력 펀더멘탈(기초체력) 훼손 측면에서 우려 등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 자체적인 감시 및 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임유철 PEF운용사협의회 회장은 "사모펀드가 국내에 만들어졌을 때 감독규제, 자격요건 등이 있으면 태생적으로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었다"며 "여러가지 도입되고 있는 견제 및 규제에 대해 금융당국과 의논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변화에 적응해 가며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에는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 오선주 삼일PwC 경영연구원 이사,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임유철 PEF운용사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구자현 KDI 선임연구위원, 김경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사무관, 송영우 노먼밸류업파트너스 대표, 어준경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의 다수의 관계자도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PEF의 20년 성과와 향후 전망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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