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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롯데렌탈 인수를 추진한다. 앞서 인수한 SK렌터카와의 볼트온(동종업종 인수)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사회를 열고 롯데렌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했다. 거래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56.2% 지분이다. 매각 금액은 1조5729억원이다. 주당 거래가는 7만7115원 수준으로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2조8000억원 규모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체결과 인수 마무리는 2025년 1분기 중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렌탈은 장단기렌터카와 오토리스, 중고차, 일반 렌탈 등을 다루고 있는 종합 렌탈 기업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롯데렌탈의 시장점유율은 21%로 렌터카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통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2조7523억원, 영업이익은 3052억원에 달한다.
이번 인수합병(M&A)은 롯데그룹과 어피니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매각에 나선 것은 롯데케미칼·롯데건설·호텔롯데·롯데쇼핑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차입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유동성 위기설이 나왔고 롯데그룹은 계열사 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결정했다.
어피니티 입장에서 롯데렌탈을 인수하면 SK렌터카와 롯데렌탈 회사를 합쳐 시장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어피니티는 올해 4월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인수했다. SK렌터카의 매출은 1조4028억원, 영업이익은 1220억원에 달한다.
어피니티는 SK렌터카 인수당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 강화 △데이터에 기반한 차량 라이프 사이클 관리 등의 경영 전략을 세웠었다. 그럼에도 이미 업계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를 어떻게 밸류업(기업가치 상승)시킬지가 어피니티의 과제였다. 어피니티가 롯데렌탈까지 인수하면 국내 1, 2위 렌터카 업체를 모두 품게 되므로 확실한 밸류업이 가능하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점유율은 롯데렌탈이 21%로 1위이며, SK렌터카(15%) 현대캐피탈(13%) 하나캐피탈(6%)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인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단순 합산 시장점유율은 36%에 달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탄생하게 된다.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지 않아 독과점 이슈에서는 자유롭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단순 합산 매출액은 4조원으로 렌터카 산업 최초 첫 매출 4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보통 PEF는 밸류업(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유사 업체를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다수 단행한다.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 추진 역시 SK렌터카와 롯데렌탈 등의 회사를 합쳐 이들 기업의 몸값을 올리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의 수익성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시장 점유율에 기반한 협상력을 기반으로 신차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병철 어피니티 한국총괄대표는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까지 어피니티의 포트폴리오사로 합류함으로써 국내 최대 자동차 생애 주기 관리 기업의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롯데렌탈이 기존에 보유한 경쟁력과 서비스 그리고 SK렌터카와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 경험을 보다 강화함으로써 선도적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어피니티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볼트온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하우스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유베이스를 통해 콜센터 IT 플랫폼 기업 넥서스커뮤니티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어피니티는 유베이스가 제공하는 콜센터 서비스에 넥서스커뮤니티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적용해 시너지를 내고자 했다. 유베이스를 통해 한일네트웍스를 인수해 두 번째 볼트온 M&A도 단행했다. 한일네트웍스는 자체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기업에 텔레마케팅과 관련 장비를 임대하고 있는 만큼 콜센터 아웃소싱을 하는 유베이스와 동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밖에 어피니티는 밀폐용기 제조사 락앤락을 통해 국내 소형 가전브랜드 제니퍼룸의 판매사 락커룸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락앤락이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제니퍼룸의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이 마련됐다.
어피니티는 조단위 자금을 굴리는 글로벌 대형 PEF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잇따라 빅딜을 성사시키며 두각을 보인 하우스다. 한국·일본·중국·호주에 주로 투자하는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2018년 조성됐으나 20억달러 이상의 드라이 파우더(미집행 약정액)가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에 오비맥주 매각해 4조8000억원, 2016년 국내 음원회사 로엔을 카카오에 팔아 1조2000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 어피니티의 대표 트랙레코드다. 이후 어피니티는 사실상 요기요, 락앤락, 버거킹 등 포트폴리오 기업의 잇단 부진으로 자본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는 새 리더십을 쥐게 된 민병철 대표 체제 하에 SK렌터카와 롯데렌탈 등 연이어 굵직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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