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채권

'자본확충 속앓이' 효성화학, 단기 실탄 조달 시동

Numbers_ 2023. 12. 19. 08:10

재무적 위기에 몰린 효성화학이 단기차입금 발행 한도를 늘렸다. 여태 활용한 적 없던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한도를 승인받아 차입 통로를 다변화했다. 차입금 부담이 이미 충분히 커진 가운데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윤보영 재무실장의 고민이 엿보인다.

 

(사진=효성화학)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이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발행 한도를 1000억원으로 하는 '전자단기사채 발행한도 승인' 안건을 결의했다. 이로써 단기차입금 총액은 기존 2930억원에서 3930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사채는 직접금융 방식으로 발행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발행한도를 늘리거나 확정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효성화학은 “안정적인 운영자금 조달 등을 위한 '전자단기사채 발행한도 승인' 관련 경영위원회결의에 따른 사항”이라며 “12일 기준 실제 차입금액은 없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 비용 압박이 커지자 단기자금 시장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이 다가오며 기관투자자의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과 채권시장 불확실성 영향으로 단기사채를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효성화학은 올해 6월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하락한 데 이어 8일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아졌다. 한 단계만 더 낮아지면 하이일드 등급에 해당하는 ‘BBB’가 된다. 신용등급이 낮아진다는 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효성화학)

 

효성화학의 재무를 책임지는 윤보영 재무실장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회사가 효성에서 인적분할됐던 2018년부터 CFO로 발을 들였다.

 

윤 실장은 효성화학 출범 초기부터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회사는 2018년 기준 350%의 높은 부채비율로 시작했으며 이후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베트남에 석유화학 단지 투자도 이어졌다. 2021년까지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프리프로필렌(PP)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 거금을 쏟아부었지만, 코로나19 등 대외적 환경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영업손실이 지속됐으며 이를 차입금으로 메꾸면서 재무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올해 3분기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3474.7%로 5년 전과 비교해 3000%포인트 이상 높다. 자산 대비 차입금 비율을 나타내는 차입금 의존도는 78.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윤 실장은 올해도 자본시장에서 바삐 움직였다. 지난 1월 12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실패했다. 2월 사모방식으로 30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8월 8.3%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으며 10월에는 최대주주 효성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약 800억원을 확충한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채를 제외한 영구채, 유상증자 등은 그간 효성화학이 선호하던 자금조달 방식이 아니기도 하다. 그만큼 자본확충이 급해졌다는 의미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기사원문 바로가기

 

'자본확충 속앓이' 효성화학, 단기 실탄 조달 시동

재무적 위기에 몰린 효성화학이 단기차입금 발행 한도를 늘렸다. 여태 활용한 적 없던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한도를 승인받아 차입 통로를 다변화했다. 차입금 부담이 이미 충분히 커진 가운

www.numbe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