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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오너3세 경영에 돌입하면서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화 지분을 매입해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동관 부회장은 에너지‧우주‧항공‧방산 등을 책임지며 승계구도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너3세 소유 한화에너지, ㈜한화 지분 22.16% 확보
한화그룹은 지난 2001년 ㈜한화 정보부문을 분사하면서 경영승계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화 정보부문은 그룹 석유화학 계열사와의 인수합병(M&A)으로 외형성장을 이뤄내 자산총계 13조원의 거대 종합에너지 회사인 한화에너지로 성장하게 됐다.
최근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경영승계에 대비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김동선‧김동원 등 오너3세가 각각 지분 50‧25‧25%를 보유한 회사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을 늘리면서 오너3세→한화에너지→한화→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화에너지는 올해 7월 공개매수로 ㈜한화 지분 5.2%를 약 1170억원에 매입했다. 이어 12월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7.25%를 1520억원에 취득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22.16%로 김승연 회장이 가진 22.65%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여기에 김동관(4.91%), 김동원(2.14%), 김동선(2.14%) 등 3형제가 ㈜한화의 지분을 보유해 실질적인 지분 영향력은 김 회장보다 커지게 됐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확대는 오너3세가 직접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회적인 경영승계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화에너지가 오너3세 소유의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분 매수 부담을 오너3세가 지게 되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김동관, 그룹 신사업‧전략 총괄…태양광 부진 ‘구원투수’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경영승계에서 사실상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부회장은 3형제 중 첫째로 ㈜한화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유일하게 부회장 직책을 달았다. 여기에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 등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컨트롤타워부터 신사업 및 전략사업까지 총괄하는 위치다.
김 부회장은 ㈜한화와 계열사 전략부문장으로서 산하에 재무실을 두고 그룹의 자금흐름과 사업전략을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2021년 말 김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되기 직전에 만들어졌다. 재무실은 지난 수년간 그룹의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을 거쳐 김 부회장의 경영승계에 필요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김 부회장은 올해 한화에너지 산하의 한화임팩트 대표도 겸하게 됐다. 한화임팩트는 투자형 지주사로 바이오·수소·모빌리티·융합기술 등 신사업 분야를 담당한다. 에너지·항공우주·방산 등 기존 핵심 사업을 넘어 신사업 육성까지 역할이 확대된 셈이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가 지분 52.07%, 한화솔루션이 47.93%를 가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임팩트를 활용해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화임팩트의 자회사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2022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2023년 한화엔진(옛 HSD엔진) 인수전에서 중요 역할을 했다.
현재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승계 작업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경영 전면에 나선 김 부회장의 향후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김 부회장이 담당하는 사업 중 우주‧방산 분야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한화솔루션 등 에너지‧화학 분야는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양광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김 부회장을 상징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 3분기 누적 연결기준 31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태양광 모듈의 판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태양광 사업의 성과는 김 부회장의 역량을 검증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태양광 설비인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면 폐지를 공언하는 만큼 보조금 축소 등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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