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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의 유동성을 점검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실적악화와 자회사 지분 확대의 영향으로 현금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적인 경영기조로 외부 차입을 최소로 유지한 결과다. SM엔터가 올해 저연차 아티스트의 중국 활동과 신입 아티스트 데뷔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M엔터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금융기관 예치금을 포함해 3797억원으로 전년동기의 4669억원 대비 17.5% 줄었다. 3분기 매출 2422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9%, 73.6% 감소하고 당기순이익도 81.8% 줄어든 영향이다. 또 단기차입금을 줄이고 빚을 갚으면서 현금이 소폭 빠져나갔다.
SM엔터는 지난 2023년 3분기 역대 최대 음반 판매 실적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신보 판매량이 줄면서 음악 수익성이 약세를 보였다. 주요 아티스트인 ‘NCT드림’과 ‘에스파’ ‘라이즈’ 등의 투어로 공연과 상품기획(MD) 매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SM C&C가 광고사업 부진으로 적자를 내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당기순이익 감소는 지분법 이익이 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9.8%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자회사인 SM브랜드마케팅을 관계사에서 종속기업으로 분류한 결과다.
SM엔터는 SM브랜드마케팅의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지분율이 기존 42.36%에서 84.24%로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SM브랜드마케팅의 실적은 SM엔터의 지분법 이익에 별도로 반영되지 않고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에 각각 합산됐다.
순이익은 현금흐름 산정의 기준이자 시작점이다. 순이익에서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수익과 자산을 빼고 현금이 나가지 않은 비용과 부채를 더하면 기업이 가진 현금을 산출할 수 있다. 현금흐름은 현금이 어디에서 얼마나 유입됐는지,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보여주는 주요한 지표로 기업의 미래 수익성과 자금관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순이익 감소로 SM엔터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현금흐름은 55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7.2% 줄었다. 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회수하면서 투자현금흐름은 376억원으로 유입 전환됐다.
같은 기간 재무현금흐름은 연결기준 -1451억원으로 전년동기의 -407억원에 비해 1044억원가량 유출이 확대됐다. 단기차입금 규모가 같은 기간 362억원에서 2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374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금성자산 감소에도 보수적 재무기조로 무차입 경영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다. 순차입금은 기업의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금액이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라면 가진 돈이 갚을 돈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같은 재무상태를 ‘무차입’이라고 한다.
SM엔터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7.2% 감소했다. 현금성자산 규모가 차입금을 73배가량 웃돌면서 순차입금은 -37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추청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준으로 집계한 ‘순차입금/EBITDA’는 -11.7배로 전년동기의 -9.9배보다 개선됐다.
순차입금/EBITDA는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차입금을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배수가 낮아지면 빚 갚을 능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는 SM엔터가 주요 아티스트의 성장 및 신인 아티스트의 데뷔와 중국 시장의 호응으로 ㅇ로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7년 이하 저연차 아티스트들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산율 배분이 회사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SM엔터는) 웨이브이(NCT차이나)' 및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 등 중국 본토 출신 아티스트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 본토가 다시 열리면 현지에서 활동 가능한 아티스트 라인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익스포저(활동 가능성)가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이 개방되면 SM엔터의 점유율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연 미레에섹증권 연구원은 “SM엔터는 2020년부터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에스파의 가상자아 버전인 ae-에스파를 함께 선보였다”며 “또한 대형 기획사 최초로 버추얼 아이돌인 나이비스가 데뷔했다. 시장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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