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엔터사 곳간점검] JYP ‘스키즈’, 현금흐름 바꿀까

Numbers_ 2025. 1. 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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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사 곳간점검] JYP ‘스키즈’,  현금흐름 바꿀까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의 유동성을 점검합니다 코스닥상장사인 JYP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하반기 고연차 아티스트인 ‘스트레이키즈’의 활발할 활동에도 저조한 현금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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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의 유동성을 점검합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스트레이키즈' /사진=스트레이키즈 인스타그램


코스닥상장사인 JYP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하반기 고연차 아티스트인 ‘스트레이키즈’의 활발할 활동에도 저조한 현금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해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 공백으로 매출과 마진율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매출 정산이 이뤄지고 미국 팬덤이 실적으로 반영되면 현금흐름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실적, 현금흐름에 영향...현금성자산은 증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JYP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연결기준 영업현금흐름은 16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615억원보다 73.9% 줄었다. 감소 규모는 약 455억원이다.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매출 4027억원, 영업이익 9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 30.6%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상반기 중국을 중심으로 저연차 아티스트들의 음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인 영향이 컸다고 증권가는 분석한다. JYP의 매출에서 음반사업은 35.1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동기업과 관계기업투자손익이 크게 줄었지만 금융수익이 늘고 금융비용이 감소하면서 순이익 하락 폭은 30.4%에 그쳤다.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715억원으로 전년 3분기보다 313억원 줄었다. 

순이익은 현금흐름 산정의 기준이 된다. 순이익에서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수익과 자산을 빼고, 현금이 나가지 않은 비용과 부채를 더하면 기업이 실제 가진 현금이 산출된다. 현금흐름은 현금이 어디에서 얼마나 유입됐는지,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재무제표는 현금 유출입이 동반되지 않기 때문에 현금흐름으로 기업의 미래 수익성과 자금관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현금흐름 악화에도 현금성자산이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2023년도 K팝 열풍으로 주요 아티스트들의 인기가 오르면서 전사 마진율이 개선돼 하반기에 현금을 충분히 쌓아둔 덕이다. JYP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정기예금을 포함해 1801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803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타유동자산을 포함하면 같은 기간 1919억원에서 2144억원으로 10.5%p 늘었다. 

네이버 증권에 따르면 JYP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총자산 증가율은 6.6%로 전년동기(5.6%) 대비 1%p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30.9%에서 29.1%로 1.8%p 줄며 소폭 개선됐다. 유동비율은 285.4%에서 302.3%로, 당좌비율은 272.7%에서 289%로 각각 16.9%p, 16.3%p 증가했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비율, 당좌비율은 유동자산 중 재고자산 등을 제외하고 현금이나 예금과 같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비율이다. 

 

스키즈 흥행세 본격화...올해 실적·현금 증가 가능성


JYP는 지난해 4분기 고연차 남자 아티스트 룹 스키즈의 본격 활동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이 또다시 뒷걸음질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JYP의 연결기준 지난해 말 영업현금흐름은 880억원으로 전년 말(1510억원) 대비 41.7% 유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네이버 증권에 따르면 JYP의 연결기준 지난해 말 추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401억원으로 전년 말(1805억원)보다 2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는 정산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4분기 발생한 매출 정산이 1~2분기 후에 이뤄지면 실제 현금은 올해 상반기에 유입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품기획(MD) 매출이나 일본 콘서트 매출의 인식 시점이 다소 불규칙하다”며 “MD나 공연이 들쑥날쑥한 데 따른 어닝서프라이즈나 어닝쇼크가 아니라 대형 아티스트(Big IP)의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회수와 낮은 외부차입 규모로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또다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기타유동금융자산을 포함해 JYP의 현금성자산이 최소 2600억원에서 3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NH투자증권은 JYP의 순차입금이 2023년 -2627억원에서 지난해 -3532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3월에 데뷔한 스키즈는 올해로 만 8년 차에 접어든 8인조 다국적 보이그룹이다. 지난해 4분기 8회에 걸쳐 진행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공연이 실적에 반영되는 동시에 국내용 스페셜 앨범과 일본 앨범 판매 성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 굿즈 매출은 아티스트 정산률이 낮은 고마진 상품으로 이익률 개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올해 북미·유럽 등 서구권 공연을 앞둔 스키즈는 JYP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스키즈는 미국 팬덤이 큰 아티스트로 올해 미국 투어의 도시별 모객수는 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초 진행한 미주 투어 모객은 3만8000명이었다. 최근에는 미국 빌보드앨범 차트 2개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