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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부품 전문기업 액트로가 무차입 경영을 시작한 지 6년차에 접어들었다. 건물·차량 임차료가 리스부채로 잡히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차입이 없다. 여기에 2022년까지 3년에 걸쳐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하면서 300억원대 현금을 확보했다. 이차전지와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선 가운데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6년째 외부조달 전무…순현금만 312억원
액트로는 지난 2020년부터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그간 부채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까지 연결기준 차입금은 100억원대였다. 2017년 말 50억원으로 축소했고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22억원까지 줄였다. 이후 2020년 1금융권 대출인 잔여 10억원의 채무도 모두 상환했다. 소액 리스부채를 제외하면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은 ‘제로(0)’다.
차입금과 반대로 현금성자산은 계속 늘어났다. 액트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상장 이듬해인 2019년 현금성자산 규모가 13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동안 두 배 이상의 현금을 쌓은 셈이다. 현금이 차입금보다 더 많은 순현금(312억원) 상태다.
이에 재무건전성 지표도 개선세를 보였다. 2016년까지 400%대였던 부채비율은 상장 이후 꾸준히 80% 이하를 유지했다. 매입채무 증가로 인해 부채총계가 늘어난 2023년(74%) 외에는 5년 동안 50%를 넘어선 적이 없다. 순현금 상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순차입금의존도 또한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단기금융상품을 현금화한 영향도 있었다. 액트로의 단기금융상품 보유액은 2019년 343억원에서 2021년 119억원, 2022년 0원이 됐다. 이는 현금흐름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2020~2022년 3년 동안 회사의 단기금융상품 취득금액은 1783억원, 처분금액은 2115억원이다. 금융자산 처분으로 332억원이 곳간에 유입된 것이다.
기업이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는 이유는 주로 유동성 관리와 단기 수익 창출에 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고 유동성이 높아 필요할 때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동안 자금을 묶어두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낮은 영업이익률은 과제…'신사업' 활로 모색
액트로는 2012년 설립된 특수목적용 부품 제조 기업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탑재되는 부품인 액츄에이터(Actuator)를 생산해 고객사에 제조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한다. 삼성전기 모듈사업부의 1차 벤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전기향 매출 비중은 99%로 단일고객 집중도가 높다.
이를 통해 매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두자릿수 매출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생산원가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영업이익률은 낮은 편이다. 일례로 2022년에는 매출이 1330억원이었음에도 매출총이익이 18억원밖에 남지 않아 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2021년 3.72%, 2022년 1.63%, 2023년 7.13%, 2024년 3분기 말 3.09%를 기록했다. EBITDA 마진율은 매출 가운데 감가상각비와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액트로는 수익 다각화와 이윤 증대 차원에서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라헤르츠 주파수를 활용한 이차전지·반도체 검사장비를 개발했고 이와 관련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해당 검사장비들의 수익성이 기존 액츄에이터 제품보다 높은 만큼, 저마진 구조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액트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펴고 있다. 2018년 상장 이후 매년 현금 배당을 진행 중이며, 올해 4월에도 주당 100원을 지급하는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하동길 대표는 지난해 말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수하며 책임경영에 나섰다.
액트로 관계자는 “아무래도 ODM 사업이다 보니 매출이 증가해도 마진율이 낮고, 이 때문에 기업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신사업을 기반으로 이를 개선시킬 계획이고, 확정된 바는 없지만 M&A 등의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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