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분쟁이 불거진 가운데 조희경 한국 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까지 참전하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 이사장은 차남 조현범 회장의 경영 능력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한국앤컴퍼니도 입장을 내고 이 같은 비판에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장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20일 조양래 명예회장이 2020년 7월 발표했던 입장문을 언급하며 조 회장 승계의 정당성과 함께 경영능력을 강조했다. 입장문에서는 "조현범 회장은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최근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19일 조 회장의 누나 조 이사장은 “경영권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라며 “최근 아버지의 행보도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을 지지하는 입장을 냈다. 조 이사장은 현재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도덕적 불감증은 물론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고 있지 않고 관심도 없다"며 "오너의 지속적인 범죄행위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거버넌스가 취약한 점 탓에 MBK파트너스와 같은 사모펀드가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이사장은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첨단소재가 조 회장의 우호세력(백기사)으로 나선 것과 관련해 "사촌들이 조현범을 밀어주고 싶으면 개인으로서 지원해야지 효성첨단소재 회사돈으로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배임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형이다.
한국앤컴퍼니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회사는 "조씨(조 이사장)는 조 명예회장에게 한국타이어 지분 5%를 본인이 운영하는 재단에 증여하면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를 취하하겠다고 했다"며 "2020년에 경영권을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이후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를 무기로 건강한 아버지를 겁박하고 있다"고 했다.
또 "조씨는 조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은 재산이 수천억임에도 불구하고 본인 돈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한 것이 거의 없다"며 "이사진들을 교체하고 재단을 사익집단화하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라고 했으나 거부하고 물러나지 않았다"고 밝했다.
그러면서 "조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은 회사와 관계가 없는 재단"이라며 "한국타이어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법적 조치를 할 것이며 향후 회사는 별도의 공익 재단을 설립해 활동할 예정"이라고 했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12월 5일부터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까지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매수 가격은 2만4000원으로 올렸다. 영업일 기준 22일까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조 고문 측의 지분율은 최소 39.28%에서 최대 46.25%까지 늘어난다. 장남 조 고문(지분율 18.93%), 조 이사장(0.81%)와 함께 경영권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14일 2만115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15일 MBK파트너스가 매수 가격을 2만4000원으로 높이자 주가는 오히려 1만5850원으로 하락했다. 20일 종가는 1만7430원을 기록했다.
한국앤컴퍼니는 "MBK의 공개매수 계획은 최소 수량이 매수에 응하지 않으면 단 1주도 매입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면서 "회사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당연히 노력할 것이나, 사모펀드의 단기적인 이벤트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주가가 공개매수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MBK의 공개매수를 믿지 못하는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매우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여이레 기자 gor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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