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이하 맥도날드)가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인수합병(M&A) 협상 논의가 잇따라 무산되자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후 다시 매각을 추진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가 매각을 잠정 중단했다. 매각 철회 등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초에 정할 예정이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논의했지만 무산된 데 따른 결정이다. 맥도날드는 향후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확대해 재매각 등 방향성을 내년 초에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매각 측 관계자는 <넘버스>에 “현재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 “매각을 철회한 것은 아니고 대기상태로 보면 된다. 연말까지 실적에 집중하고 내년 초에 방향을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는 <넘버스>에 “맥도날드가 매각을 철회키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최근 진행된 매각 논의가 결렬되고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분간은 지점을 확대하고 인원을 줄여 수익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국맥도날드의 매각 불발은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식음료 프렌차이즈 매물은 투자 매력도가 낮아 매각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인구와 도시 감소로 매출을 늘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선 PEF 대표는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지금과 같이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매각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 또 다른 PEF 운용사 임원은 “한국은 식음료 사업체의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기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거나, 글로벌 투자사가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해 차익을 포기할 경우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글로벌 프랜차이즈에 한한다”고 설명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앞선 딜이 드롭(거래무산)된 가운데 금번 매각이 재개할 때도 매도인의 기대치가 상당히 낮았다”고 귀띔했다.
맥도날드 측은 이와 관련해 “한국맥도날드는 매각 일시 철회는 사실무근”이라면서 “한국 마켓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 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 물색을 계속 추진 중에 있으며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매장을 총 5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금보다 100개 늘어난 규모다. 한국맥도날드는 목표 매장수를 달성한 후 다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맥도날드는 앞서 지난 2016년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매일유업과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 KG그룹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6월 재매각을 추진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19년 영업이익 -440억원 △2020년 -484억원 △2021년 -278억원 △2022년 -27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1988년 한국에 진출한 후 1997년부터 가맹사업을 영위했다. 국내 햄버거 시장 점유율은 1위다.
조아라, 남지연, 윤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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