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공개적 검증' 계기"...농금원 지원 '크라우드펀딩 우수 기업' 성과 보고

(왼쪽부터) 엄원호 알로식품연구소 대표, 심재현 쿼럼바이오 대표, 백종철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 이공섭 농금원 투자지원부장, 박상원 레비테이트 대표, 서용환 뷔에르 대표. (사진=황금빛 기자)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 판매 기업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기업가치를 공개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기업을 처음 설립했을 때 참여한 주주로 한의학 박사도 유통 전문가도 있지만 기업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기보다 공개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원호 알로식품연구소 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3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성과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 주관으로 열렸다. 농금원의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지원 사업을 통해 펀딩에 성공한 기업 가운데 우수 기업 4곳(투자형인 증권형 2곳, 리워드형인 후원형 2곳)을 선정해 시상하기 위해 마련했다.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창의성, 경쟁력, 수익성, 성장성, 산업기여도 등을 평가했으며 2차 심층평가를 통해 최종 결정했다.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지원 사업의 지원 대상은 농작물 재배업, 축산업, 임업, 식품산업, 반려동물 산업, 곤충산업 등 농식품 분야에 종사하는 개인 및 사업자다. 농금원은 이들에게 크라우드펀딩 관련 현장코칭, 컨설팅 비용, 수수료, 구매상담회 및 팝업스토어 등의 지원과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데모데이, 맞춤형 IR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초기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농식품 기업을 위해 2016년부터 해당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엄원호 대표가 앞서 기업가치를 공개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한 건 크라우드펀딩을 한 달 정도 진행해 1억원을 모집했기 때문이다. 증권형으로 진행해 기존 주주뿐 아니라 신규 외부 투자자들도 들어왔다. 특히 B2C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농금원 추천으로 KSM 등록도 추진 중이다. KSM은 한국거래소가 크라우드펀딩 성공 기업 등을 대상으로 주식 유통을 지원하는 시장으로 코넥스 전 단계 장외시장이다. 

알로식품연구소는 건도라지 등 식품 공용 한약재를 이용해서 유아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2021년 설립됐다. 내년 상반기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다. 

알로식품연구소는 이날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부문 최우수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았다. 후원형 크라우드펀딩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곳은 뷔에르다. 

국내 생 원유를 원료로 해 튀르키예 전통 음식인 카이막을 제품화한 회사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해 1700만원 정도를 모았다. 2023년 5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는데 ROAS(광고 투자 대비 수익률)가 1100~800%다. 기존 매체를 통해 카이막 열풍이 분 덕이다.

서용환 뷔에르 대표는 "국내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고급 디저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크림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크림류 가운데 카이막은 가장 맛이 좋고 현재 대부분 업체가 전분이나 화학 첨가물 등을 섞지만 저희는 생 원유를 사용한 진짜 카이막 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낙농가로부터 원재료롤 가져와서 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농금원의 농식품 투자정보 플랫폼 ASSIST)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부문 우수상(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상)을 받은 기업은 쿼럼바이오다. 올 8월 청약 개시 이후 목표 금액인 1억원을 달성하고 108%로 펀딩을 마감했다. 

대표 브랜드는 큐시락토다. 큐시락토(마이크로바이옴 기능물질)를 원료로 만든 제품(먹는 치료제)으로 사람용(다이어트)과 동물용(혈당조절·아토피 등 피부)이 있다. 

우리 몸에 원래 있던 균으로 장내 표면에 존재하면서 나쁜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아커만시아균이 줄어들어 GLP-1 분비가 증가하고 비만과 당뇨 등을 유발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다. 아커만시아균은 갈락토스 결핍으로 줄어든다. 갈락토스는 오직 유당으로만 공급되는데 유당은 모유에 많다.  

심재현 쿼럼바이오 대표는 "농금원에서 후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농업 발전을 위해 한 번 더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원형 크라우드펀딩 부문 우수상을 받은 곳은 레비테이트다. 과일, 티, 향신료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액상 블렌드 이블(EBLE)을 제조하는 회사다. 와디즈를 통해 누적 펀딩액 3억5000만원을 달성하며 와디즈 직접 투자도 받았다.

누적 판매량은 50만개로 내년 100만개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150여개 프랜차이즈 입점 계약을 완료했고 아시아나항공,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대만과 베트남,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박상원 레비테이트 대표는 "앞으로도 농금원에서 하는 지원 사업에 열심히 참여해 더 많은 성과를 내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한 백종철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은 "이번 성과보고회 개최로 농식품 기업이 창출한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마련됐다"면서 "농식품 기업의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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