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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플레이크(옛 장산) 회장의 맥스트 경영권 인수합병(M&A)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음달 딜 클로징을 앞두고 사명 변경과 신규 이사진 선임 등 체질 개선 방향이 구체화됐다. 이런 가운데 전환사채(CB)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를 액면가까지 낮추기로 했다. 원영식 전 회장이 이끄는 초록뱀그룹이 이번 거래에 주요 CB 투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M&A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맥스트는 내달 12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시주총에서는 사명 변경을 비롯해 사내이사·감사 선임, 신규사업 관련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임시주총이 열리는 날은 김 회장 산하의 메타플랫폼투자조합(메타플랫폼)이 구주 양수 잔금(9억원)과 유상증자 대금(70억)을 납입하는 시점과 동일하다.
우선 사명을 맥스트에서 ‘비트맥스’로 변경한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 △토큰 발행 및 토큰증권(STO) 관련 사업 △디지털화된 자산의 개발, 유통 및 판매 △전자화폐 및 상품권 발행 및 공급업 △가상화폐 투자업 등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다. 이와 함께 김 회장과 홍상혁 전 경남제약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임시주총에서 주요 쟁점은 CB의 전환가액을 ‘액면가(500원)’까지 리픽싱할 수 있도록 정관을 손본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은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리픽싱 한도를 최초 발행가액의 70%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정관 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한도 미만으로도 낮출 수 있는 예외사유를 뒀다.
CB의 리픽싱 한도를 액면가로 설정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최고의 안전판으로 꼽힌다. 주가가 액면가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원금 손실을 볼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1200원대로 형성된 맥스트의 주가가 반토막 나더라도 CB 투자자는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전환가액이 낮아지는 만큼, 전환 가능한 주식수도 늘어나 오버행 리스크(잠재적 매도 물량)로 이어진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주총에서 이런 안건이 통과된다면 맥스트의 2회차 CB를 인수하기로 한 ‘스마트프라임밸류투자조합(스마트프라임밸류)’이 수혜를 본다. 150억원어치 물량을 책임지는 스마트프라임밸류는 ‘유에스씨’가 최대주주인 초록뱀그룹의 투자조합이다. 원영식 전 회장의 아들인 원성준씨에서 아름드리코퍼레이션→오션인더블유→유에스씨→스마트프라임밸류로 지배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스마트프라임밸류 다음으로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CB 투자자는 ‘퍼플렉시티투자조합(퍼플렉시티)’이다. 해당 투자조합은 90억원어치 CB를 인수할 예정이다. 퍼플렉시티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이 소유한 ‘스페이셜인베스트먼트’다. 김 회장은 과거 경남제약, 피피아이(현 한국첨단소재) M&A에서도 스페이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CB를 매입했다.
다만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리픽싱 한도 500원의 조건을 곧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발행사와 투자자 간에 발행 조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또 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 하향 리픽싱 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의 큰 손들이 인수자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M&A라는 점에서 향후 발행할 CB에 대한 조건에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발행을 앞두고 있는 2회차 CB의 규모는 작지 않다. 최초 전환가액 기준으로도 전환가능 물량이 1889만6447주에 달한다. 이는 현 발행주식총수(3136만8576주) 대비 60.2%에 해당하는 규모다. 2회차 CB는 임시주총 다음날인 2월 13일 발행될 예정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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